[예언서 해설] 경건과 지혜는 한 뿌리에서 나온 분리할 수 없는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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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경건과 지혜는 한 뿌리에서 나온 분리할 수 없는 열매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4.08.1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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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매서운 질책, 따스한 위로와 장엄한 송영으로 엮어진 호세아서는 지혜의 훈계로 마무리됩니다. “누가 지혜가 있어 이런 일을 깨달으며 누가 총명이 있어 이런 일을 알겠느냐 여호와의 도는 정직하니 의인은 그 길로 다니거니와 그러나 죄인은 그 길에 걸려 넘어지리라”(14:9) 이 절이 호세아의 예언 전승을 편집, 전수한 후대 지혜자들의 첨언이라는 학자들의 촌평은 핵심을 비껴가는 단견입니다. 지혜자들의 슬기로운 말들도 하나님의 권위를 지닌 계시이며, 하나님께 받은 예언의 말씀에는 바르고 현명한 삶을 위한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호세아는 지혜문헌의 특징적인 소재와 표현을 잘 사용합니다. 호세아 4장 1절~10절이 좋은 예입니다. 이스라엘이 죄를 깨닫게 하려고 그들과 토론하시는 하나님은 그들의 무지함에 놀라시며 그들의 무지가 그들을 파멸시키리라고 탄식하십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여호와께서 이 땅 주민과 논쟁하시나니 이 땅에는 진실도 없고 인애도 없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없고…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네가 지식을 버렸으니 나도 너를 버려 내 제사장이 되지 못하게 할 것이요”(4;1, 6)

호세아 6장에도 지혜 전승의 자취가 보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겠다는 이스라엘의 회개가 피상적이었다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신앙의 핵심을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표현하는 그들의 고백에 지혜문학의 향이 짙게 배어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빛같이 어김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 하니라”(6:3) 호세아가 하나님 말씀을 전할 때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와 같은 인용구 형식 대신 예언자의 입으로 직접 하나님 말씀을 중계하는 듯한 화법을 구사한 것도 지혜의 스승들이 즐겨 쓰는 화법과 일치합니다.

경건과 지혜는 한 뿌리에서 나와 분리할 수 없는 열매이기에, 어리석은 경건이나 불경건한 지혜라는 관념들은 형용모순일 수밖에 없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지혜로운 선택을 할 것이고, 지혜로운 사람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을 걸어가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이 위대한 예언서가 지혜의 말씀으로 들린다면 지혜의 말씀에 적절한 방법으로 응답할 일입니다.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네가 얻은 모든 것을 가지고 명철을 얻을지니라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잠 4:7~8) 이스라엘이 이 예언의 말씀을 듣고 돌아서면 그들에게 다시 영광의 날이 올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이슬과 같고 그들은 백합화와 백향목, 포도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14:5~7) “누가 깨달으리요, 하나님의 마음을. 누가 알리요, 하나님의 신비를!” 하나님을 향한 성찰의 끝은 감탄이고 신학의 결론은 송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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