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자존하시는 ‘만군의 여호와’ 이다
상태바
하나님은 자존하시는 ‘만군의 여호와’ 이다
  •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 승인 2024.07.17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_65) 하나님의 이름(구약)
박찬호 목사
박찬호 목사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을 가리켜 가장 많이 쓰인 호칭은 ‘엘로힘’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히브리어 문법상 ‘엘로힘’은 ‘엘’의 복수형이다. 직역하면 신들이다. 이 이름은 거의 단수로 쓰이지 않는다. 복수는 강조를 의미하며, 높은 지위나 힘의 충만을 가리킨다. 그런데 엘로힘은 이교의 신들에게도 적용되고 때로는 천사들을 지칭하기도 하고 인간 통치자를 비롯한 능력 있는 사람에게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이라고 할 수 없다. “만국의 모든 신들은 우상들이지만 여호와께서는 하늘을 지으셨음이로다”(시 96:5)에서 ‘만국의 모든 신들’의 신들이 엘로힘이다. “상전이 그를 데리고  재판장에게로 갈 것이요 또 그를 문이나 문설주 앞으로 데리고 가서 그것에다가 송곳으로 그의 귀를 뚫을 것이라 그는 종신토록 그 상전을 섬기리라”(출 21:6)에서는 엘로힘이 ‘재판장’으로 번역되어 있다. “하나님은 신들의 모임 가운데에 서시며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에서 재판하시느니라”(시 82:1)에서 ‘신들’은 엘로힘을 직역한 것이다.

시편 8편은 밤 하늘의 별들을 보고 지은 시편이다. 대자연 앞에서 다윗은 인간의 왜소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이런 보잘 것 없는 인간에게 하나님이 쏟으시는 관심에 대해 소스라치게 놀라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4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5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6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시 8:4~6)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5절의 ‘하나님’이 엘로힘이다. 그런데 이전의 개역성경은 시 8편 5절의 엘로힘을 천사라고 번역하였었다. “저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개역한글)

엘로힘과 더불어 구약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하나님의 이름은 ‘여호와’일 것이다. ‘엘로힘’이 하나님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호칭이라면 여호와는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십계명의 4계명은 이렇게 명령한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출 20:7) 우리나라 문화에서도 어른들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의 이름을 표기만 해 놓고 발음을 하지 않음으로 정확한 음가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에 해당하는 히브리 자음 네 개에 주님을 뜻하는 ‘아도나이’의 모음을 결합한 이 이름은 오랫동안 ‘여호와’로 음역되었지만 근래에는 ‘야웨’가 많이 사용된다.

신약성경에서 구약성경을 인용할 때는 히브리어 구약성경에서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헬라어 구약성경인 70인경에서 인용하고 있다. 그래서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들로 네 발판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라고 말씀하고 있는 시편 110편 1절을 인용하고 있는 마태복음 22장 44절(병행구절: 막 12:3; 눅 20:42)은 “주께서 내 주께 이르시되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에 둘 때까지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라고 되어 있다. 두 분의 주가 등장하는 것이다. 굳이 영어로 구별하자면 앞의 주는 ‘LORD’이고 그 다음의 주는 ‘Lord’이다.

‘여호와’라는 이름의 뜻에 대해서는 이 이름이 ‘존재한다’는 뜻의 히브리어 단어인 하야(hayah) 동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 의미는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설명되는데,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혹은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이다”(I shall be what I shall be)로 번역된다. 벌코프는 이 이름의 뜻을 하나님의 불변성과 자존성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나님이 불변하시다는 것은 하나님의 자신의 약속에 충실하신 신실하신 하나님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존재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에게 그 존재를 빚지고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그렇지 않고 자존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만군의 여호와’(아도나이/야웨 체바오트)라는 이름은 흔히 천사들이 언급되어 있는 구절과 연결되어 발견된다(삼상 4:4; 삼하 6:2; 사 37:16; 호 12:4, 5; 시 80:1, 4 이하; 시 89:6~8). 천사들은 하나님의 보좌를 둘러싸고 있는 군대로서 반복되어 묘사된다. 게다가 이러한 해석은 군대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왕으로서의 하나님의 영광을 표현하는 이름의 의미와 조화를 이룬다.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는 천사의 군대에 둘러싸여 계시며, 그의 백성들을 위하여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며, 그의 모든 피조물로부터 영광을 받으시는 영광의 왕으로서의 하나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