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을 몰라 방황하는 청소년, 사역의 최종 목표는 ‘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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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을 몰라 방황하는 청소년, 사역의 최종 목표는 ‘자립’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4.07.10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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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서 생명으로 (21) 위기청소년 해법은 사랑뿐

우리는 일반적으로 위기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충동적이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편견이다. 그러나 2022년 실시한 여성가족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의 생각과는 반대로 위기청소년들 역시도 진로에 대한 고민과 자립에 대한 걱정을 품고 있다. 자신들에 대한 어떤 지원 정책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 인원의 76.6%는 ‘직업교육 훈련’, 77.6%는 일자리 제공, 65.7%는 진학정보 제공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두터운 선입견을 한꺼풀 벗겨내고 그들을 바라보면 그들도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라고 싶은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성인으로 자라나는 과정에 있는 ‘청소년’이며 잠시 ‘위기’를 만나 흔들리는 중인 아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와 교회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고, 또 할 수 있을까?

위기상태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은 사회로부터 낙인이 찍혀 비난받는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기청소년들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위기상태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은 사회로부터 낙인이 찍혀 비난받는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기청소년들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사회에선 지금
자극을 추구하는 매스컴에서 청소년들의 일탈 및 범죄행위가 연일 크게 보도되며 일반 사회에서도 위기청소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관련 기관들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청소년기본법에 정한 대로 만 9세~24세의 위기청소년들에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1년 이내로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1회 연장이 가능하다. 지원 종류로는 △생활 △건강 △학업 △자립 △상담 △법률 △청소년 활동 △교복이나 학용품비 등 기타 지원이 있다. 각각 정해진 금액만큼의 현금이 지급되며 지원 형태에 따라 비현금성 지원이 제공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지원에 대한 홍보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여성가족부의 2022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활형 청소년쉼터를 알고 있는 청소년의 비율은 66.0%였으며 알고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 중에도 이용 경험이 있는 경우는 59.6%밖에 되지 않아 아쉬움이 따른다. 청소년 지원기관을 이용한 경우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배가된다. 지원기관 이용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경우 ‘약간 도움이 되었다’ 38.5%, ‘매우 도움이 되었다’ 53.1%로 긍정 응답률이 90%를 넘었으며,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청소년 치료재활센터 모두 긍정 응답률이 70%를 넘었다.

34년간 보호관찰 공무원으로 현직에서 위기청소년을 돌봤던 윤용범 장로는 700여명의 위기청소년으로부터 ‘아버지’로 불린다. 윤 장로는 은퇴 후에도 ‘청소년행복재단’과 ‘위키코리아’에서 활동하며 여전히 위기청소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위기청소년들을 만나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윤 장로는 홍보가 잘 되지 않는 것 외에도 현재 제도에 대해 유대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위기청소년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은 아쉽게도 조금 부족합니다. 제도는 있는데 유대가 없어요. 국가에서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지만 위기청소년들의 삶을 어루만져 주지는 못합니다. 아이들은 지원금은 받을지 몰라도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지는 못합니다. 지금 당장의 필요만 채워주고 있습니다. 제도적인 한계인 것이죠. 위기청소년에게는 삶의 방향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위기청소년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45.9%)’, ‘진로 설정(30.9%)’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 응답했다. 윤 장로의 지적처럼 금전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더 필요한 것이다. 

속도보다 방향을
위기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교회 내에서도 관련 사역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위기청소년 공동가정인 ‘그룹홈’이나 상담을 지원하는 교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사역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국교회가 위기청소년들을 품을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청소년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가정 해체’나 ‘가정불화’ 등 가정 문제를 꼽는다. 부모와 충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결핍과 거절당하는 경험이 아이들을 탈선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위기청소년의 ‘아버지’ 윤용범 장로는 애착이 손상된 아이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은 단순한 ‘멘토’를 넘어서 삶을 책임지는 ‘아버지’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정이 손상된 아이들에게 교회는 울타리가 되어주고 그리스도인들은 아버지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아이를 책임지는 존재입니다. 또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게 지켜보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방황하는 아이들이 제대로 설 수 있게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지지해야 합니다. 진짜 내 친자식처럼 아이들의 진로를 위해 고민하고 사랑을 준다면 아이들의 마음은 열릴 것입니다. 거기서부터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모든 부모는 언젠가 아이를 품에서 떼어내 세상으로 내보내야 한다. ‘아버지’가 된 멘토도 마찬가지다. ‘사랑’으로 정서적인 결핍을 채웠다면, 다음 단계로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위기청소년 사역의 최종 목적은 ‘자립’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장로는 “결국 최종 목표는 자립이다. 아이들이 취업을 원하면 직업훈련을 제공해야 하고, 학업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진학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아이들이 자라면 부모 품을 떠나듯이 아이들이 저 넓은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면서 “위기청소년들은 ‘할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할 방법’을 모르고 ‘할 동력’이 없는 것이다. 교회가 마중물이 되어 그들의 마음에 시동을 걸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윤 장로는 교회가 위기청소년 사역에 뛰어들었다면 확실한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회가 위기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현대에 와서 무용한 말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그 역할을 교회가 대신 해야 합니다. 보호하고 감싸줘야 합니다. 특히 위기청소년들에겐 사고를 치거나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낙인이 찍힙니다. 세상이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고 우리까지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면 안됩니다. 많은 교회들이 위기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갖습니다. 울타리 없이 밖으로 내몰린 어린양이라 생각하고 긍휼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올바른 사역 방향을 설정했을지라도 아이들의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농부가 인내심을 가지고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얻는 것처럼 아이들을 기다려야 한다. 위기청소년 사역자들은 농부처럼 기도를 심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전한다. 

윤용범 장로는 사랑의 모습 중 ‘오래 참음’을 강조했다. 충분한 시간과 재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위기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와 시간입니다. 성경은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라 말합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하는 금전적인 지원 사역, 상담 지원 사역 등은 꼭 필요한 사역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발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으로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들이 한 명의 사회인으로 설 때까지 지원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10년에서 길게는 20년 동안 사랑받지 못한 영혼들입니다. 우리가 사랑을 쏟아붓는다 해도 그 시간들은 쉽게 메워지지 않습니다. 마음이 치유되고 자립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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