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 ‘타락과 배교의 죄’ 저지른 북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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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 ‘타락과 배교의 죄’ 저지른 북이스라엘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4.06.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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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34) - “그 제단이 그에게 범죄하게 하는 것이 되었도다” (호 8:11)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병을 고쳐야 할 병원에서 환자들이 더 나쁜 병을 얻어 사망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병원에 가지 않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의학의 역사를 보면 19세기 중반 유럽 여러 나라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절반 정도가 병원에서 사망했고, 병원체가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어서 그 현상을 ‘병원-병’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병-원이 병의 원인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현실이었던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산과의 젬멜바이스는 산파들의 도움을 받은 산모들에 비해 일반의사의 손이 닿은 산모들의 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병원에서 정책적으로 환자를 보기 전 의사들의 손을 씻도록 하자 사망률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이후 연구가 이어지며 세균의 존재가 밝혀지고 살균 소독 절차가 자리를 잡으면서 병원은 비로소 병을 고치는 곳이 되었다고 합니다.

여로보암 1세는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의 실책으로 이탈한 민심에 힘입어 12지파 중 10지파를 이끌어 이스라엘을 세운 유능한 정치가였지만, 다윗 왕조와 예루살렘 성전으로 집약되는 정통성의 무게를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북왕국 백성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찾고 남왕국으로 이탈하는 것을 두려워해 자기 영토 내에 임의로 성전을 세우고 레위 자손이 아닌 사람들을 제사장으로 세웠습니다. 제멋대로 절기를 정하고 우상을 세워 백성들에게 섬기게 한 죄로 인해 그는 영원히 배교행위의 전형이 되고 맙니다.

“이에 계획하고 두 금송아지를 만들고 무리에게 말하기를 너희가 다시는 예루살렘에 올라갈 것이 없도다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올린 너희의 신들이라 하고 하나는 벧엘에 두고 하나는 단에 둔지라 이 일이 죄가 되었으니 이는 백성들이 단까지 가서 그 하나에게 경배함이더라”(왕상 12:28~30)

그의 뒤를 이은 북이스라엘의 왕들은 예외 없이 ‘여로보암의 길’을 따랐습니다. 언약을 저버리고 말씀의 가르침을 떠나 번영과 쾌락을 좇는 이스라엘을 하나님이 꾸짖으십니다. “에브라임은 죄를 위하여 제단을 많이 만들더니 그 제단이 그에게 범죄하게 하는 것이 되었도다 내가 그를 위하여 내 율법을 만 가지로 기록하였으나 그들은 이상한 것으로 여기도다”(호 8:11~12) 율법을 이상하게 여기는 백성이 어떻게 하나님 백성일까! 말씀을 배우고 진리를 익혀야 할 성전이 그대들에게는 죄악을 배우고 위선을 연습하는 곳이 되고 말았군요! 병을 치료해야 할 병원이 병을 퍼트리고 악화시키는 역기능의 현장이 되었던 19세기의 현실과 판박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혼의 질병을 고치고 회복시키는 현장이라는 점에서 교회는 병원과 많이 닮았습니다. 교회가 영적 병원균에 오염되어 있는데 성도의 영혼이 건강할 리 없습니다. 제도적 교회보다 개인의 신앙과 영성을 중요시하는 개신교 신자들일수록 자신이 속한 교회의 상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교회가 병들면 신자 개개인도 건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영적 무지와 세속화의 병을 앓던 중세교회를 깨운 16세기 종교개혁을 가리켜 “교회라는 중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최선의 방편”이라 불렀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형편은 500년 전 개혁자들의 시대보다 나은지, 2,800년 전 호세아의 시대보다는 나은지 스스로 살피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새로운 개혁의 물결에 떠내려가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의 순결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하셨습니다.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요 17:15)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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