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10-10 클럽’과 ‘10-10 감사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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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10-10 클럽’과 ‘10-10 감사행전’
  • 이의용 교수 사)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 승인 2024.05.2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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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 (82)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남북 간에 교류가 시작되고 탈북민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던 때의 일이다. 그때에는 탈북민들이 많지 않았기에, 그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체험 교육을 실시하였다. 그중에 프로야구 경기 관람이 있었다. 그런데 한 탈북민이 경기를 관람한 후 안내하는 이에게 이런 걸 물어왔다.

“참 이상합니다. 운동하는 사람이 돈을 내야지 왜 구경한 사람이 돈을 냅니까?” 운동 시설을 직접 사용한 사람이 사용료를 내야지, 왜 앉아서 구경만 한 사람이 입장료를 내느냐는 물음이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평생 살아온 이들에게는 생소한 광경이었을 게다.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실제로 공을 차 본 지는 수십 년이 지났다. 경기를 직관한지도 오래됐다. 그저 축구경기 중계를 자주 보는 정도다. 처음에는 우리가 이기느냐에 관심이 컸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지도 살펴보게 되었다. 물론 오프 사이드 반칙은 아직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경기를 보면서 가장 좋은 순간은 우리가 이기거나, 좋아하는 선수가 골을 넣을 때다.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반면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때도 있다. 패스가 잘 이뤄지지 않을 때,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지 못할 때다. 또 있다. 누군가 어렵게 공격 찬스를 만들어줘 골을 넣었는데, 자기 혼자서 그 공(功)을 독차지하려 할 때다. 그럴 때 ‘도움(Assist)’을 준 선수의 기분은 어떨까? 그런 점에서 나는 손흥민 선수를 훌륭하게 본다. 그는 골을 넣지 못했을 때 자신에게 도움을 준 선수에게 반드시 미안함을 표현한다. 골을 넣었을 때에도 도움을 준 선수에게 감사하며 기쁨을 함께 나눈다.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손흥민 선수가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2023-2024 시즌에서 35경기에 출전하여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토트넘 역대 득점 5위에다,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4회 수상했고, 리버풀전에선 프리미어리그 통산 120호골을 달성하며 리버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와 타이 기록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것은 10골 이상을 직접 넣고, 10골 이상을 도운 이에게 주어지는 ‘10(텐)-10(텐) 클럽’을 달성한 것이다. 벌써 세 번째! 17골을 넣은 것도 대단하지만 10골이나 동료에게 도움을 줬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축구경기에서는 골을 많이 넣은 선수가 각광을 받는다. 반면에 골을 넣도록 도와준 동료 선수에게는 관심이 적다.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인 EPL에서는 ‘골’에 못지 않게 ‘도움’도 중시한다. EPL에서는 동료에게 결정적인 도움은 주지 않고 자기 혼자만 골을 넣는 선수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동료가 골을 넣도록 도움을 주려면, 자신이 꼭 골을 넣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골을 쉽게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패스를 해줘야 한다. 물론 상대방이 골을 넣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신뢰도 필요하다.

그러니 한 시즌에 그런 도움을 10번이나 성공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흥민의 홋스퍼 토트넘에는 케인이라는 좋은 파트너가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수많은 골을 넣었다.

‘받는 사람(Taker)’에서
‘주는 사람(Giver)’으로 사는 연습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가 역점을 두고 벌이는 캠페인이 ‘10-10 감사행전’이다. EPL의 10-10클럽을 힌트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의미는 비슷하다. 하루에 열 번 하나님과 이웃에게 감사하고, 하루에 열 번 다른 사람이 감사할 수 있도록 베풀자는 운동이다. 내가 하나님과 이웃으로부터 입은 은혜를 찾아 하루에 열 번 감사하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감사하도록 하루에 열 번 내가 베풀자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완성됨을 성경은 곳곳에서 가르쳐주고 있다. 기독교는 이타(利他)주의 종교다. 예수님도, 예수님을 만난 이들도 다 그렇게 살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관심이 많다. 예수 믿으면 돈, 건강, 명예, 성공이라는 복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쳐왔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받는 사람(Taker)’에서 ‘주는 사람(Giver)’으로 성숙하는 연습을 해야 신앙이 성장하고 성숙한다. ‘10-10 감사행전’은 감사하고 배려(사랑)하는 삶을 연습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음만 먹으면 가정, 교회, 직장에서 쉽게 실천해볼 수 있다. 처음에는 ‘1-1 감사행전’이나 ‘5-5 감사행전’으로 시작해도 좋다. 감사의 ‘10-10클럽’에 꼭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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