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로잔대회 개최하지만 정작 로잔의 정신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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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로잔대회 개최하지만 정작 로잔의 정신이 없다면?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4.05.2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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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대회에 참여하는 한국인의 수는 전체 참가자 5천명 중 10분의 1인 5백명. 각국의 기독교인 인구수에 비례해 참가 가능 인원을 할당하는 로잔운동 본부가 준비를 맡는 한국에 나름 통 큰 배려를 해준 것이라 하겠다.

로잔대회는 나라별 참가자 수의 제한이 있는 만큼 사전 심사를 통해 현장에 올 수 있는 참가자들을 선발하고 초청한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구성도 중요하게 본다. 시니어와 주니어는 물론 남성과 여성, 목회자와 평신도, 신학교수와 비즈니스 리더 등 세대와 직분, 성별을 아우르는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한 가지 맹점이 있다. 한국 참가 인원의 경우 세대와 직분, 성별의 분배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 관계자는 로잔 본부가 요구한 구성원 분배를 완벽히 맞추진 못했다고 넌지시 언급하면서 “청년과 여성 카테고리에서 초청할 만한 적절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게 어찌 된 사연일까. 청년과 여성들이 게을러 로잔대회에 참석할 만한 실력과 역량을 기르지 못한 탓일까. 감히 선언하건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둘러봐도 중년, 아니 사실상 노년에 가까운 남성밖에 찾을 수 없는 정기총회, 똑같은 교육과정을 밟았음에도 성경을 핑계 삼아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적잖은 교단들, 담임목사의 말 한마디에 교회의 결정이 좌지우지되고 청년들은 소모품으로 갈려 나가는 현실의 공이 절대적이라 본다. 이런 환경에서 실력 있는 청년, 여성 리더십이 넉넉히 성장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202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교회 수를 보유한 예장 합동은 지난해 여성 강도권 부여를 결의했다가 취소하는 촌극을 벌였다. 목사 안수가 아닌 강도권 부여에도 이 모양이다. 로잔대회가 열리는 장소라고 저절로 로잔의 정신이 이식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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