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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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아니구요?”
  • 이찬용 목사(부천성만교회 담임)
  • 승인 2024.04.2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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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제 친구 목사님 교회 남전도회가 MT를 갔답니다.
숙소는 2인 1실 바닥에 이불 펴는 방이었구요.
장로님이 집사님과 한방을 쓰게 되었는데, 자고 일어난 아침 이불 개는 문제로 장로님이 친구 집사님에게 이불을 개라 했다죠. 

“무슨 소리야?”
“야~ 나 장로잖아~”
“근데?”
“당연히 집사가 이불 개야지?”
그 집사님은 농담인 줄 알고 “에이~”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말은 농담이 아니었구요.
친구지만 내가 장로인데 당연히 집사가 이불을 개야 한다는 말이었다네요. 그 집사님은 MT 후 담임목사님에게 이럴 수 있냐며 울분을 토해냈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가진 주요 판단기준은?
1. ‌사람 됨됨이가 바르고 인정이 있는가?
2.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가?
3. ‌실패했거나 좌절했을 때 극복해 낼 수 있는가?
4. ‌지인들로부터 어느 정도 신뢰를 받고 있는가?
5. ‌창의성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가?
6. ‌적절한 상황에서 유머와 센스를 발휘하는가?
7. ‌새로운 도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랍니다.

지난주 예배가 모두 끝난 후 교회 한쪽에서 우리 장로님들 네 분이 땀을 뻘뻘 흘리며 교회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뭐하고 계세요?”
“네 목사님~ 우리 장로들이 서로 당번 정해서 성도들 쓰레기 정리하는 데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하시더라구요.

우리 교회는 주일 오후에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교회 쓰레기들을 정리하게 되는데, 우리 교회 장로님들이 그것도 한 번으로 하시는 게 아니고 몇 분씩 나누어서 쓰레기를 정리하고 계시는 요 몇 주간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셨으면 하버드 대학 가실 장로님들 아닐까요?
인정도 있으시고,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일에 솔선수범하는 분들이니 말입니다.
우리 장로님들이 교회 쓰레기를, 넥타이를 벗어놓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정리하시는 모습과,
“야~~ 나 장로잖아~~ 집사가 이불 개야지?” 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는 듯해요.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 20:26~27)는 주님의 말씀이 새삼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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