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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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것
  • 승인 200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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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서 한해에 약 36만 쌍이 결혼하고 약 12만 쌍이 이혼한다. 물론 한 해에 결혼하는 사람과 이미 결혼한 전체 성인을 포함하면 이혼자의 수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지만, 그래도 이혼율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의 이혼 사유 중 대부분은 부부불화(77%)이다.

경제문제(7%), 가족간 갈등(3%), 건강상 이유(1%)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는 경제보다 동반자 관계를 더 중시하는 의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 외에도 이혼율의 증가 원인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변화, 평균 수명의 연장, 자기중심적인 개인주의의 팽배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예배에 참여하는 신앙인의 이혼율이 상대적으로 적다고는 해도, 이러한 현실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위협적이다. 교회는 이혼에 대한 성경적 교훈을 바로 이해해야 한다.

이혼은 영구한 연합으로 맺어주신 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위반하는 인간의 실패와 죄에 대한 최종적 선언이며 고백이다. 이혼문제는 구약에서부터 언급되어 있는데(신 24:1-4, 말 2:10-16 등), 이 구절들은 당시의 빈번한 이혼을 막고, 가부장적 사회에서 유린당하는 여성의 이혼 후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의도로 주어졌다. 다시 말해 인간의 실패에 대한 조정으로 주어진 것이지 결코 이혼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이혼증서에 관한 모세의 교훈이 인간의 죄성과 ‘완악한 마음’ 때문에 주어진 것임을 분명히 하셨다(마19:8).

예수님은 이혼문제를 언급하시면서(마 5:31-32, 19:9), 결혼은 ‘전생애적인 연합'이라는 하나님의 의도를 재확인하셨다. 여기서 예외조항으로 언급한 “음행"을, 대부분의 학자들은 무자비하며, 지속적이고, 돌이키지 않는 간음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비록 간음으로 인한 이혼이라 해도 그것은 하나님의 의도를 위반한 것이다. 결혼이 회복 불가능할 만큼 파국에 이르러 이혼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의 법이 이혼을 승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바울도 이혼을 다루면서(고전 7:10-15), 이혼이 성행하던 당시의 아내들이 법적으로 이혼의 주도권을 쥘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기독교로 개종하여 믿는 배우자가 “종교적 불일치"로 이혼을 감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신 배우자가 이혼하기를 원한다면 구속받을 것 없이 “갈리게 하라"고 말한다.

이로 볼 때, 우리는 배우자의 성적 부정이 있거나 불신 배우자에게 유기(遺棄)당한 경우에는 이혼에 동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이상은 영구한 연합이지만, 그것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켜야 할만큼 절대적인 원리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불가피한 경우, 이혼은 최악에 이르기 전에 선택하는 차선책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일지라도 이혼은 결코 강제나 명령이 아닌 잠정적 허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결혼의 파탄은 하나님의 의도를 위반하는 것이기에 항상 비극적이며 치명적이다. 이혼은 배우자 자신들의 소외와 환멸, 자책과 죄책감뿐만 아니라 자녀, 가족과 이웃과 직장, 나아가 국가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인 문제이다. 특히 이들 자녀들은 건강한 가정의 자녀들보다 이혼할 확률이 4배 더 높아 악순환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하나님은 이혼을 미워하신다(말 2:16). 이혼이 만연한 사회 속에 살지라도, 그리스도인은 결코 이혼을 권장하거나 조장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화해를 권장하고, 결혼에 관한 성경적 원리를 따라 살려 애써야 한다. 목회자는 견고한 결혼을 위해 자주 결혼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설교해야 한다. 결혼 세미나를 열고,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나아가 교회는 이혼자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용서를 전달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이혼자 사역이 신학적 타협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성경적 가르침과 이혼자들에 대한 애정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강인한교수(천안대 기독교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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