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애찬은 ‘채식밥상’으로, 반려동물도 함께 예배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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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애찬은 ‘채식밥상’으로, 반려동물도 함께 예배드려요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5.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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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서 제40회 환경주일 연합예배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운동 앞장서는 녹색교회 11곳 선정해 시상

뜨거운 뙤약볕에 흘러내리는 땀처럼 기후위기가 피부로 체감되고 있는 시대에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창조세계 보전을 실천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교회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및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지난 23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제40회 환경주일 연합예배를 드리고 녹색교회 11곳을 선정해 시상했다.

광명교회(민숙희 사제)는 반려동물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독특한 교회다. 반려동물 축복식을 통해 인간이 아닌 창조물에도 하나님의 사랑이 함께 하심을 선포한다. 또 ‘광명교회 도시농부’를 모집해 교호 안팎에서 식물을 키우면서 주일 애찬은 채식으로만 제공하고 있다.

군산한일교회(권의구 목사)는 ‘생태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다. 교회 부서로 생태선교부를 조직하고 생태학교를 운영하면서 매월 1회 수요예배는 꼭 생태적 전환을 주제로 드린다. 교회 안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빙축열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명 안 켜기 운동을 펼치고 밖으로는 군산노회 교회들과 함께 새만금 방조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오션 플로깅을 진행한다.

지역의 환경문제에 적극 목소리를 내는 교회도 있다. 남면호암교회(추교화 목사)는 교회가 위치한 부여 지역의 열병합 발전소, 폐기물 불법 매립문제, 백제보 개방, 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한다. 지역환경단체와 관공서의 민관거버넌스 조직에도 기여해 교회의 의미있는 생태환경운동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독립문교회(김성희 목사)는 도심 속 작은 농장을 이뤘다. 상당한 규모의 마을 텃밭을 가꾸면서 육묘장(뿌리가 있는 어린 식물의 씨앗을 발아시켜 기르는 곳)과 양봉장을 운영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만의 활동으로 그치지 않고 마을에 도시농업 교육을 확산하며 생태환경 살림에 동참하는 중이다.

목포산돌교회(김종수 목사) 역시 친환경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쌀과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애찬을 마련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빈그릇 운동’을 전개하면서 생명환경위원회를 통해 플로깅과 텃밭가꾸기 등 실천을 펼쳐가고 있다. 성만찬에서 피조세계를 위한 ‘떼어놓음’을 선포하고 참회 기도를 드린다는 점도 인상깊다.

3년째 꾸준히 매달 환경회복을 위한 예배를 드리는 안골교회(김진희 목사)는 지역의 쓰레기와 하수시설 정비를 통해 마을 가꾸기 활동을 펼친다. 도시교회의 여선교회와 연계해 친환경 지역 농산물 직거래를 주도하고 재활용 의류를 판매하는 다리 역할도 맡고 있다. 도시의 어린이와 청소는들을 위한 생태체험학교인 ‘안골하늘숨학교’는 벌써 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여기저기서 별생각 없이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에덴정원교회(정진훈 목사)에는 발을 들이지 못한다. 교회 텃밭에서 재배한 유기농 식자재와 다회용기로 애찬을 나누면서 ‘어린이 농부학교’, ‘높은빛청소년봉사학교’, ‘토요열매학교’, ‘성품캠프’ 등을 운영하며 전인교육과 생태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원주영강교회(이섭 목사)는 교육에 강조점을 둔 교회다. ‘영강쉐마기독학교’를 통해 어린이, 청소년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장년부를 대상으로는 생태교육과 환경선교사 기초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평신도뿐 아니라 목회자부터 의식을 갖추기 위해 교역자들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과정’도 진행한다.

증평제일교호(김석환 목사)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과감하게 교회 설비를 정비했다.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패 직접 전기를 생산하고 자연채광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에너지 사용을 줄인 것이다. ‘자전거 및 쓰담 걷기대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생태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평화를만드는교회(장성준 목사)는 서울 중심부에서 자연을 만나기 힘든 교인과 주민을 위해 ‘평화정원’을 조성하고 꽃과 각종 과일을 나눈다. 교인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제공하며 환경실천을 독려하고 야외예배와 휴양림수련회, 남산걷기를 통해 교인들의 생태감수성을 고양하는 일에 힘쓴다.

효동교회(인영남 목사)는 매주 주복에 녹색교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사항을 게재하고 사순절 탄소금식을 실천하는 교회다. 부활절을 ‘씨뿌림주일’로 지켜 씨앗을 뿌리고 이후 수확한 것을 가지고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리는 점도 독특하다.

한편, 제40회 환경주일 연합예배는 이택규 목사(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의 인도로 황수석 목사(통합 기후위기대응위원장)가 생명살림의 기도를 드리고 이경호 의장주교(대한성공회)가 ‘삼위일체 하느님,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하소서’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후 2023년 환경주일 선언문을 낭독했으며 장석근 목사(감리회 환경선교위원장)의 축도로 마쳤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성장주의에 사로잡혀 창조세계를 돌보지 못한 우리의 죄를 깊이 회개한다”면서 △고통 받는 피조물들의 탄식소리를 경청할 것 △겨손한 청지기가 될 것 △생태정의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과 깊이 연대하며 실천할 것 등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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