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학교폭력과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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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학교폭력과 한국교회
  • 박상진 교수
  • 승인 2023.05.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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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교수 / 장신대, 유바디교육목회연구소
박상진 교수 / 장신대, 유바디교육목회연구소

연일 계속 신문에 보도되고 있는 뉴스 중의 하나가 학교폭력이다. 넷플릭스의 <더글로리>로 인해 학교폭력 문제는 더 큰 사회적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학교폭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도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조치 기록을 졸업 후 4년간 보존하며, 대입 정시 전형에도 이를 반영하도록 하였다. 과연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장과 교사의 감독 강화 및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러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는 어떤 역할과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먼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학교폭력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함 받은 인간의 존엄성 침해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학교폭력 문제는 단지 사회적인 문제가 아니고 종교적인 문제이고 신앙적인 문제이다.

둘째, 그리스도인은 화평케 하는 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산상수훈 팔복 중 ‘화평케 하는 자의 복’이 있는데, 학교폭력은 화평이 깨어지는 현상으로서 그리스도인은 이를 치유해야 할 사명이 있다.

셋째, 신앙은 전인(whole person)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교회가 아닌 학교에서의 폭력 문제도 신앙적 문제로 인식해야 된다.

넷째, 고통당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는 것이 하나님의 관심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학생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있다면 학교폭력인데, 이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나님 나라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교육의 영역에서, 특히 학교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아직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상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학교폭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학교폭력 문제는 비전의 상실이 그 원인임을 기억해야 한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단지 물리적인 폭행 현상이 아니다. “묵시(vision)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한다”(잠 29:18)는 성경말씀은 진리이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학교가 비전과 가치를 상실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적 관점에 근거한 교육의 새로운 청사진을 갖고, 이 땅의 교육에 대한 진정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할 책임이 있다. 입시위주의 경쟁주의 교육의 늪에 빠져서 진정한 목적과 방향을 상실한 한국교육에 대해서 한국교회는 기독교 진리에 근거한 초월적 가치를 새롭게 제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교회가 먼저 세상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 교회가 먼저 폭력 없는 곳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교회가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가정의 교육적 역할을 회복하는 일이다. 학교폭력에 있어서 가해자의 행동은 상당 부분 그 가정의 부모의 양육 방식이나 태도와 연계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모든 부모가 자녀교육의 주체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학교폭력의 문제를 교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학교폭력 없는 사회를 향한 역할을 진지하게 감당할 것을 촉구한다.

장신대, 유바디교육목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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