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새신자 목회는 모든 성도가 사랑으로 빚어내는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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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새신자 목회는 모든 성도가 사랑으로 빚어내는 합작품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5.23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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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 (14) 다시(RE) 세우는 한국교회 - 마인드 리셋(Reset) 전 교인이 새신자 돌보미다

은혜의 시작은 주차장부터…새신자 향한 교인들의 환영 필요해
담임목회자는 성도들과 전도 사명 및 새신자 사역의 비전 공유
새신자는 일방적 수혜의 대상이 아닌, 교회를 성장시키는 존재
새신자의 정착은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존 성도들의 신앙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정에 갓난 아기가 태어나면, 온 가족의 삶은 자연스레 아기 위주로 흘러간다. 엄마 아빠는 물론 형제자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단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아기의 필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리고 아기가 아장아장 걷고 옹알옹알 말하는 성장의 모든 순간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함께 기뻐한다.

마찬가지로 교회는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한 새신자에게 가족이나 다름없다. 영적으로 어린 아이와 같은 새신자에게 초점을 두고, 전 교인이 즐거움으로 양육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다. 이는 곧 새신자의 교회 정착이 담임목회자나 전도자 혹은 담당 부서의 봉사자들만이 애쓴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교회에는 성도들의 무관심과 냉랭한 태도에 상처를 입은 새신자들이 적지 않다. 전도에 대한 열정은 넘치지만 정작 전도된 새신자를 꾸준히 돌보는 사역에는 소홀한 것. 그 결과 새신자들은 교회에 나온 첫날 발길을 돌리거나 몇 주씩 등록을 미루기도 한다. 모든 성도가 새신자를 보배처럼 여기는 마인드 리셋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는 환대의 공동체
미국의 선교단체 데어투셰어 미니스트리(Dare2Share Ministries) 대표 그레그 스티어 목사가 발표한 <교회를 처음 방문한 새신자가 전하는 10가지 충고>에는 흥미로운 항목이 하나 있다. 바로 친절한 주차 봉사자 배치.

그는 주황색 조끼를 입은 주차 봉사자들에게 상냥한 안내를 받으면 환영받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면서 새신자들에게 교회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심어주기 위해 가급적 식당·화장실 등 교회 곳곳에 봉사자가 있으면 좋다고 설명했다.

그의 언급은 우리도 충분히 고민해 볼 대목이다. 안타깝게도 반대급 풍경이 종종 한국교회 안에서 펼쳐지기 때문. 봉사자는 고사하고 주일 아침부터 주차 문제로 다투며 얼굴을 붉히는 성도들의 모습이 그 예다. 예배를 드리기도 전에 은혜가 다 달아날 것 같은 장면이다.

좋은목회연구소 소장 김민정 목사는 주차장에서는 서로 먼저 차를 세우겠다고 신경전을 벌이던 성도가 교회 안에서 갑자기 살가워진다면 얼마나 가식적으로 보이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제는 교회의 경계가 건물 밖으로 확장됐다. 새신자를 맞이하는 일은 예배당이 아닌 주차장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봉사자와 더불어 모든 성도들이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한다. 문화의 차이야 있겠지만 이 경우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반면 우리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거나 초면이란 까닭으로 교회에서 마주치는 성도를 그냥 지나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새들백 교회가 수많은 불신자들을 붙잡을 수 있었던 비결 역시 주차장부터 예배당에 이르는 길목 여기저기에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고 손을 흔들고 악수를 건넨 평신도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민정 목사는 새신자에게 교회는 영적인 공동체란 개념을 일깨워줘야 한다.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흩어지는 사람들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교회에서 내가 모른 척해도 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서먹한 성도들 간에도 안부를 묻는 여유가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2021년 발표한 <5년간 새신자들의 신앙생활 탐구결과> 역시 새신자 사역이 전 교인의 환대에서 출발한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당시 전국 남녀 457명이 응답한 설문에서 새신자가 믿음을 키운 요소로는 성경부와 설교, 기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교회를 등록할 때는 나를 전도한 사람’(40%) 교인들의 친절한 분위기’(33%) 등 인적 요인이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전도자는 새신자를 교회로 인도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온전한 정착을 이룰 때까지 지속적으로 케어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성도들은 새신자를 따뜻하게 받아줘야 한다한국교회가 환영과 환대의 공동체로 준비돼야 한다강조했다.


새신자는 교회의 희망
하지만 작금의 한국교회가 받아든 새신자 사역의 성적표는 화려하지 못하다. 각 교회마다 새신자 정착률이 20%를 넘기기 힘든 팍팍한 실정 탓이다. 무엇보다 이미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기존 신자들의 관심 부족은 새신자들에게 소외감을 안겨 시급한 극복 과제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교회의 새신자 환영은 예배 막바지 광고 시간에 소개하고, 축복의 노래를 부르고, 짧게 기도해주는 데서 머무른다. 이후 4~6주간 교육을 수료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선물을 받으면 끝. 결국 새신자는 담당 부서와 소그룹만이 감당할 몫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교회 전반에 새신자 중심의 사고를 확산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담임목회자가 새신자 사역의 가치와 비전을 성도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새신자 목회는 교역자와 성도들이 빚어가는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모든 성도가 전도자의 사명을 품고 새신자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국제제자훈련원 부원장 강명옥 전도사는 <전도 열정이 살아있는 성도가 새신자를 사랑한다>는 기고글에서 새신자의 은혜를 방해하는 주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래 믿은 신자들일 때가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전도를 향한 열의가 살아 있는 성도들은 새신자를 어떻게 섬겨야 할지를 잘 알고 있다훈련된 양육위원들과 더불어 모든 평신도가 전도자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새신자를 향한 환영과 환대가 그저 친절에만 멈추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새신자가 그리스도의 제자로 바로 설 수 있도록, 기도와 양육에 힘쓰고 신앙생활의 본을 보이는 것까지가 우리에게 지워진 임무다.

김민정 목사는 전도는 내가 경험한 하나님을 고백하는 증인이 되는 것이라며 나의 구원이 어디에서 왔는지, 교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역경을 딛고 일어났는지 등을 그대로 나누는 것이 간증이요 복음을 증거하는 삶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신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 무작정 잘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초신자는 하나님을 더욱 풍성하게 알 수 있도록, 또 원래 하나님을 믿는 수평이동 성도라면 신앙 경력을 존중하고 하나님께 더욱 쓰임받을 수 있도록 은혜를 나눠야 한다고 권면했다.

이처럼 새신자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 과정에는 불신자의 신자화 신자의 교인화 교인의 제자화 제자의 사역자화 등이 총체적으로 녹아들어야 한다. 그럴 때 새신자뿐만 아니라 기존 교인들도 교회생활에 활력을 얻고 신앙의 성숙을 맛보게 된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전도학 김선일 교수는 어떤 조직이든 변화가 없으면 고인물이 되어 발전하기 어렵다매주 새신자가 방문해 세례를 받고 성장하는 걸 지켜보면서 기존 성도들도 큰 도전을 받는다. 교회에 새로운 피가 수혈됐다는 건 희망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새신자는 일방적으로 도와주고 섬겨야 할 수혜의 대상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 성도들도 새신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를 경험한다. 교회가 에너지를 얻고 건강해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학 윤응식 박사는 논문 <새신자 양육을 통한 교회성장 방안 연구>를 통해 새신자의 정착은 기신자들에게도 신앙의 활성화등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교회의 모든 지체는 한 몸된 존재로서 사랑으로 연합하며 동반성장을 이뤄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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