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에 모이기 어려운 시대다. 말씀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이기에 더욱 힘쓸 것”을 권면하지만, 매일의 삶이 바쁜 요즘 청년들에게는 ‘모이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 치솟는 물가와 고용이 불안한 미래, 거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가나안 성도’로 살아가는 청년들이 늘어났다. 이렇듯 세상 속에 흩어진 청년들이 ‘모이는’ 교회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청년들이 예배에 모이기에 힘쓰고 선교와 구제를 위해 동역하는 교회의 사례를 찾아봤다. <편집자 주>
창일교회(담임:이사무엘 목사) 청년부는 ‘꿈꾸는 청년부(꿈청)’라는 이름 그대로 청년들이 하나님이 주신 꿈을 이뤄가는 공동체다. 서울 양천구 창일교회 교육관 1층과 맞은편 아파트단지 상가 건물에는 카페 ‘시선(SEASUN)’이 자리해 있다. 카페의 장소 물색부터 공사업체 선정과 메뉴 개발, 운영까지 모두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이뤄졌다.
청년들의 자발적인 헌신을 통해 세워진 카페 시선은 수익금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제공하면서 지역사회에 복음의 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꿈청’ 청년부의 카페 사역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자 지역사회로 ‘선교의 시선’을 돌리면서 시작됐다.
지난 11일 청년부 담당 이반석 목사는 “당시 청년부는 ‘러시아선교회’를 조직하고 선교지에 예배당을 건축하기 위해 헌금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현지 선교가 어려워졌고, 지역사회로 선교의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큐티를 통해 사도행전 말씀을 묵상하고 있었던 청년부는 이사무엘 담임목사의 지도로 사도 바울이 아시아 선교가 막히자 마게도냐로 방향을 바꾼 것처럼 하나님이 선교의 시선을 지역사회로 향하게 하신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시대에도 테이크아웃 방식의 카페 오픈은 이웃을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러시아선교회를 ‘요셉의창고선교회’로 이름을 바꾸고,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다음세대와 국내외 섬김을 위한 사역의 전초기지로 삼았다. 카페 시선은 요셉의창고선교회의 첫 프로젝트가 됐다.
이 목사는 “카페 ‘시선’은 인건비를 받지 않고, 성도들의 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순수한 청년들의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청년과 어른들이 함께 운영하는 세대 통합의 공간이 됐다”고 전했다. 커피 판매의 수익금은 중고등학교 장학금, 보육원 후원에서부터 독거노인 물품 전달, 울진 화재 지원 등 지역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나눔을 펼치고 있다.
‘꿈청’ 청년들의 나눔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또래 청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카페의 수익금으로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보금자리 ‘다움하우스’를 최근 오픈했다. 교회가 있는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해 있으며, 최대 2명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매달 생활비 일부와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이 목사는 “카페의 수익금과 성도들이 십시일반 모은 헌금과 헌물을 통해 자립준비 청년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어른들의 멘토링을 통해 청년의 완전한 자립을 돕는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창일교회는 ‘주님의 시선이 머무는 교회’라는 담임목사의 철학을 따라 매년 지역사회와 선교지에 다양한 활동과 행사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렇듯 ‘나눔과 섬김’을 강조하는 목회 철학이 청년들에게도 고스란히 흘러가고 있는 것. 이 목사는 “교회에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섬김을 강조하기에 청년부도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의 필요를 돌아보고, 기쁨으로 섬기기까지에는 말씀과 기도에 기초한 훈련이 있었다. 주중에는 1대1 혹은 1대2로 만나 12주 과정의 제자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매 매주 수요일은 자발적인 큐티모임을 통해 말씀으로 세워져가고 있다.(성장반 6주, 제자반 12주, 사역반 16주)
“아무리 사람을 좋아하고 긍휼한 마음이 있다고 해도, 인간적인 마음으로 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복음을 통해 변화된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와 받은 구원에 대한 감사로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가 느끼는 요즘 청년들의 큰 고민은 희망이 없는 미래에 대한 우울감과 불안함이다. 그렇기에 창일교회 청년부가 어떠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보다 강조하는 것은 진실된 ‘관계’다. 이 목사는 “새가족의 경우 3주의 새가족 교육을 마치면 또래관계나 공동 관심사, 직업을 바탕으로 한 사람과 최소 6가지의 관계를 맺어준다. 그렇게 되면, 청년들의 교회 정착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밝혔다.
창일교회의 전체 출석 교인 500여 명 중 80여 명이 청년으로 구성됐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교인의 20%에 가까운 수가 청년일 정도로 청년의 비율이 높은 교회다. 코로나 기간, 청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교회들은 여전히 자리가 비어있지만, ‘꿈청 청년부’는 오히려 단단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말씀 위에 청년들을 세워가고 있다.
이 목사는 “현 청년세대가 위기라고 하지만, 여전히 건강한 신앙관을 바탕으로 말씀대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이 있기에 아직 한국교회에는 희망이 있다”면서 “그들이 소금과 빛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꿈청 청년부’의 비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