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배우자의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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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배우자의 부모
  • 신지영 교수(백석대, 대한심리상담센터장)
  • 승인 2023.05.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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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부부생활과 자녀양육’⑦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부부인 두 사람의 관계의 시작에는 두 사람 각자의 개인의 역사가 함께 따라온다. 그 두 사람에게는 각자의 원가족, 즉 결혼 전의 자신의 가족과의 삶의 경험 속에서 형성된 가치관, 생활 습관, 삶의 태도, 성격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받은 것이 있다. 그래서 부부가 서로를 사랑해서 결혼을 했다고 해도, 함께 삶을 살아가면서 서로가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특히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부부가 자신의 배우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길 때, 배우자의 부모까지 미워진다고 하는 경우가 있으며, 심지어는 ‘당신 부모님이 당신을 그렇게 가르쳤냐!’고 하면서 부부싸움이 번지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리정돈을 잘 못 하는 아내에게 남편이 화를 내면서, 장모가 집안 정리정돈을 못 하더니 아내가 그걸 배워서 그렇다고 비난의 말을 아내에게 하는 남편, 혹은 시아버지가 가정에 소홀히 하고 바깥으로만 돌아다니더니 그런 걸 배웠냐며 남편에게 비난하는 아내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럴 때 상대방에게서 부모 욕을 들어서 기분 나쁘고, 부모까지 싸잡아 뭐라 한다고 화가 나서 자신도 상대방을 비난하게 되고, 서로 주고받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나누어 갖는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첫째, 자신의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자.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를 알아차리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의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감정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화가 날 때, 자신이 화가 난 것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언성이 높아지거나,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자신은 화가 났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옆에 있는 사람은 그가 화난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나쁜 예이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한 것은 그 감정에 사로잡혀서 감정이 자신을 이끄는 대로 넘겨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만약 자신의 감정을 모르겠다고 생각된다면, 먼저 자신의 신체적인 변화를 알아보면 좋겠다. 손이 떨린다거나, 목소리가 떨리거나, 목이 뻐근해지거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거나, 가슴이 쿵쾅거리거나, 손에 땀이 나는 등으로 평상시 자신과 달리 몸이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자.

두 번째,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렸으면 그 감정에게 이름을 붙이고, 그 감정과 대화하라. 이것은 자기도 모르게 올라오는 감정에 대해 객관화시키며 심사숙고해볼 수 있는 기회이며, 그 감정 안에 있는 또 다른 감정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감정이 생기게 된 이면에 어떤 생각들이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며, 자신의 마음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한 방법이다. 감정에게 이름을 붙이면 감정이 객관화되며, 자신이 그 감정에 휘둘리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의 방법은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것인데, 특히 위의 예에서 보듯이 배우자를 비난하면서 그의 부모까지 염두에 두고 함께 비난하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배우자에게 영향을 주고, 그 부모, 그리고 그들 부부의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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