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살려주세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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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살려주세요~’ 했습니다”
  • 이찬용 목사 부천성만교회
  • 승인 2023.05.15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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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47)

 

 지난주 70세 이상 되신 마흔 여덟명 성도 분들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외국에 간 것도 아닌데, 교회개척 30년이 지나는 동안 교회와 함께 한 어른들도 세월을 피하지 못하고 건강 때문에 동행하지 못한 분들이  제법되시더라구요.

  제주도에 동행한 최재숙 권사님은 올해 85세가 되셨습니다.
  “목사님~ 지난해 딸이 외국에서 들어와 함께 제주도에 온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그래~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제주도다’ 했는데 또 제주도를   오게 되네요~” 하셨습니다.
 

 “이게~ 우리 목사님과 마지막 비행기 여행이 될 것 같아서 이번에 함께 했습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더 좋은 시간, 더 좋은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아니에요~ 목사님! 이제는 제 스스로 피해야 할 시간이 온 거예요~ 괜히 늙은이가 함께 다니면서 폐 끼치는 건 제 마음도 불편하구요~ 하기사 작년 딸에게도 마지막이라고 했다가, 올해 또 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말씀하시며 슬며시 웃고 계셨습니다. 

 제주도에 다녀와 최재숙 권사님이 요즘 다시 유행하는 코로나에 걸리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화를 드려도 통화가 어렵더니 다시 전화하니 받으셨구요. 목에 통증이 심하신 듯 권사님 말을 알아듣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목사님~ 죄송해요. 목소리가 잘 안 나오네요. 목사님~ 제가요 ‘살려주세요~ 하나님 살려주세요~’ 했어요. 교회에서 좋은 일 한다고 우리 늙은이들을 제주도까지 보내주셨는데, 아파서 혹 잘못되면 그럴 리야 없겠지만 교회에 폐끼치는 게 아닌가 걱정돼서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셨습니다.

 개척 초기 삼성생명 보험회사 소장을 은퇴하시고 여의도에서 부천으로 이사와서 우리 교회를 만나셨구요. 젖먹이 두 딸을 키우느라 정신없는 아내를 대신해 제 곁을 10여 년간 그림자처럼 무보수로 전도사 역할을 충실히 해 주셨습니다.

 70세 즈음에 권사님은 “목사님~ 이제는 제 대신 진명자, 정순애 전도사가 목사님을 도와 드릴 겁니다. 저는 이제 뒤에서 기도로 목사님과 동역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하셨구요. 

 최재숙 권사님과 같이 지난 30여 년간 좋은 마음으로 교회와 저를 돕는 분들이 늘 계셨고, 지금도 계십니다.

 “목사도 축복 받아야 해요~ 목사의 축복은 좋은 마음으로 목사 곁에서 도와주는 성도들이 많은 거예요.” 어느 원로목사님의 말씀이신데요. 저는 100% 동의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안위보다 교회를 더 염려하고, 목회자를 생각해 주시는 귀한 분들 덕분에 지난 30여년의 세월은 감당하지 못할 은혜의 시간이었구요.

 기도하는 그 시간 “저와 제 집이 무엇이관대 이런 은혜를 베푸십니까?” 했던 다윗의 고백이 제 삶의 고백이기도 했습니다. 목회자의 축복은 좋은 마음으로 동역하는 성도들이 많은 거라는데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은 어떤 마음이신지요?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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