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량 목회’, 교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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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량 목회’, 교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5.1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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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사회학연구소,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30개 부스 설치

대리운전과 택배, 배달 등으로 한정됐던 목회자의 직업은 건축이나 카페, 붕어빵, 과일 장사 등으로 다양해졌고, 전문화됐다. 이제는 이중직 목회자에 대한 찬반 논쟁을 넘어 목회자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과 직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일터개발원 등 4개 단체가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를 ‘목회자의 직업’을 주제로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자비량 목회자(일하는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가 진행됐으며, 목회자의 직업을 안내하는 30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일터개발원 등 4개 단체가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를 ‘목회자의 직업’을 주제로 개최했다.​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가 ‘목회자의 직업’을 주제로 개최됐다.​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이중직 목회에 대한 인식 개선은 변화하는 목회 현장 속에서 교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일하는 목회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이중직 환경을 ‘새로운 목회론’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목사라면 교인들과 구별돼 기도와 말씀을 준비하며, 교인들을 돌아보는 것을 당연시해왔다. 그런데 전체 한국교회의 80%가 미자립교회인 현실 속에 교단 차원의 대책 없이 무조건 ‘이중직 목회자’를 비판할 수 없다는 것.

조 교수는 “해마다 주요 교단에서는 교인 수가 약 4% 정도 줄어든다. 이런 상황이라면 작은 교회나 중형교회의 경우는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교회가 목회자의 생계를 책임져 주지 않는 시대”라며, 현장 목회의 어려움을 진단했다.

특히 그는 “자비량 목회를 하는 목회자는 제사장의 가운을 벗어야 한다. 마치 내가 굶고 내 가족이 곤경에 처해도 엘리야의 까마귀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거짓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목회자의 기적은 때로 다른 성도의 수고와 희생”이라고 밝혔다.

목회자가 제사장으로 엄격히 구분되는 삶을 살아가기보다는 교인들과 같이 직업을 갖되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교회당을 마련하고, 그 공간을 채우는 목회를 벗어나 목회자가 공동체에서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말씀과 예배를 책임지고, 교인들의 돌보는 공동체가 채워나가는 형태의 목회를 권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목회자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고, 오히려 교회에 투입되는 자본을 줄여 최소한의 자본으로 교회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때다. 그런 의미에서 자비량 목회는 이제 교회를 유지하고, 목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된다.

조 교수는 “요즘 젊은 목회자들이나 목회 지망생은 우리와 동일한 소명으로 목회를 시작하는 자들”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자비량 목회의 길을 안내하는 것은 그들의 소명에 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일로 이번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는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일하는 목회자의 직업에 대한 소개로 30개의 부스가 운영돼 눈길을 끌었다. △사회적경제 △마을목회 △기술직-전문직 △운송/판매 △농업/축산업 △사회복지/상담/노무 △출판/서점△카페/요식업 △기관 등 8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자비량 목회자들이 안내를 맡았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일터개발원 등 4개 단체가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를 ‘목회자의 직업’을 주제로 개최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일터개발원 등 4개 단체가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를 ‘목회자의 직업’을 주제로 개최했다.

PT샵(Hope트레이닝)을 운영하는 일하는 목회자 윤광원 목사는 “주일에는 교회 건물을 예배 공간으로 사용하고, 주중에는 PT샵을 운영하고 있다. 운동을 통해 영과 육의 건강을 회복, 치유하며 생명을 살리고 복음을 전한다는 목회 철학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100세 시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은 문화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운동을 통해 육의 건강뿐 아니라 영의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사역을 이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붕어빵’ 판매로 전도의 접촉점을 찾고 있는 김치학 목사(푸른초장교회)는 “전도와 자립을 위해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가 붕어빵이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의 간식으로 사랑받는 붕어빵 판매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접촉점으로 큰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를 통해 주최 측은 목회자 취업을 위한 국가적 지원 체계를 촉구하고, ‘자비량 목회’를 하는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나가는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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