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하나님을 대신하여 깨우칠 ‘영적 파수꾼’의 무거운 책임
상태바
[예언서 해설] 하나님을 대신하여 깨우칠 ‘영적 파수꾼’의 무거운 책임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3.05.12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670호 /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83) -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을 깨우치라” (겔 3:17)

예언자의 사명을 받은 에스겔에게 주어진 첫 ‘미션’은 말씀을 받아먹는 일이었습니다. “너 인자야 내가 네게 이르는 말을 듣고 그 패역한 족속 같이 패역하지 말고 네 입을 벌리고 내가 네게 주는 것을 먹으라 하시기로(겔 2:8)” 하나님께서 건네신 ‘음식’은 말씀이 기록된 두루마리,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이 양면에 기록된 특이한 문서였습니다(9~10절). 에스겔이 혼동스러워할 틈을 주지 않으시고 하나님이 명령하십니다. “인자야 너는 발견한 것을 먹으라 너는 이 두루마리를 먹고 가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말하라 하시기로(3:1)” 말씀을 비유적이 아닌 물리적으로 삼켜야하는 상황을 누가 상상했겠습니까! 예언자가 이런 기행을 꼭 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러나 에스겔은 순종했습니다. 두루마리는 그의 입에서 꿀처럼 달았습니다(3절). 말씀을 ‘소화한’ 에스겔에게 다시 한번 소명의 말씀이 내립니다. “인자야 이스라엘 족속에게 가서 내 말로 그들에게 고하라(4절)” 이제 에스겔은 뱃속까지 말씀을 채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가 입을 열어 전하는 말은 더 이상 에스겔 개인의 의견이나 신념이 아니라 주께서 채워주신 주님의 말씀이라는 확증을 내려주신 것입니다. 말씀을 뱃속에 채우는 경험은 우리에게도 절실합니다. 지식은 차고 넘칩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정보의 바다에서 검색해 정리해주는 인공지능은 더 이상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나, 아니 그렇기에 더더욱, 하나님의 말씀을 내면에 받아들여 소화한 이들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비단 설교단에 서는 목회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해들은 이야기를 넘어 참으로 내 뱃속에 녹아든 하나님 말씀의 확신이 있어야만, 아픈 영혼을 고치고 상한 마음을 위로하며, 진리이신 주님께로 사람을 인도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에스겔의 두루마리처럼 우리에게도 말씀을 넣어달라고 간구해야 할 이유입니다.

말씀을 장착한 에스겔은 하나님의 영에 붙들려 다시 한번 신비로운 생물들의 날개소리와 바퀴소리가 울리는 공간으로 옮겨집니다(3:12~15절). 그의 마음에 거룩한 부담감이 일고, 자신이 섬겨야 할 공동체 곁에서 일주일을 하나님의 현현 앞에 떨며 지낸 뒤 또 한번의 ‘소명’이 주어집니다. “인자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으니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을 깨우치라(17절)” 말씀을 전하는 목적은 깨우고 깨우치게 하는 것입니다. 영적 파수꾼이 된 에스겔의 책임은 무거웠습니다. 경비원이 태만해서 도둑이 들면 피해를 보상해야 하듯, 이스라엘 사람들의 영혼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가령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꼭 죽으리라 할 때에 네가 깨우치지 아니하거나 말로 악인에게 일러서 그의 악한 길을 떠나 생명을 구원하게 하지 아니하면 그 악인은 그의 죄악 중에서 죽으려니와 내가 그의 피 값을 네 손에서 찾을 것이고 네가 악인을 깨우치되 그가 그의 악한 마음과 악한 행위에서 돌이키지 아니하면 그는 그의 죄악 중에서 죽으려니와 너는 네 생명을 보존하리라(18~19절)”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을 늘 ‘인자’라 부르십니다. 사람의 아들이고 그냥 사람입니다. 그가 우리 모두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하나님 앞에 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세상 사람 모두가 회개하고 주께 돌아서게 할 능력도 책임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와의 만남이 허락된 사람들에게 회개와 구원의 소식을 전하고 그들이 하나님 말씀에 응답할 기회를 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도 이 시대의 파수꾼으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딤후 4:2)”

백석대·구약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