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상태바
[목회단상]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 문강원 목사(원천교회 담임)
  • 승인 2023.04.19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목사님이 후배 전도사님으로부터 자기 교회의 주일 밤 예배 때 설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러기로 약속을 하고 가기로 했던 날짜가 가까웠을 때 그 후배 전도사님으로부터 성경본문과 제목을 알려달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은 “본문은 시편 23편 1절부터 6절까지입니다” 그리고 제목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전도사님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하고 받아 적으면서 “그 다음에는요?” 하고 물었습니다. 목사님은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라고 말했습니다. 

전도사님은 “알겠습니다. 목사님, 그럼 주일에 뵙겠습니다”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약속한 날이 되어 교회를 찾아가서 반갑게 맞는 전도사님과 교인들과 인사를 한 후 건네주는 주보를 받아 들고는 강단으로 올라갔습니다.

잠시 기도를 하고 자리에 앉아 주보를 펼쳐든 목사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본문: 시편 23:1~6, 그런데 문제는 설교 제목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제목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기가 막혔습니다. 이런 목사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도사님은 예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목사님은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센스없는 후배 전도사가 밉기도 했고, 이렇게 웃긴 설교 제목을 보고 성도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기가 막혔습니다. 찬송을 하면서도, 눈을 감고 기도를 하면서도 제목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설교를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되었습니다.

설교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자 목사님은 “하나님의 뜻이 있으시겠지, 그래, 제목대로 설교 하자!”하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더 열심으로 설교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여호와께서 저와 여러분의 목자가 되시면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하겠습니까?”하고 외쳤습니다. 온 교회 성도들이 그 날 너무나 큰 은혜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오늘날은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영혼이 공허한 때입니다. 그래서 그 공허를 채우려고 하는 일들이 충격적이고 기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그 무엇 때문이 아닙니다. 누구때문도 아닙니다. 바로 예수님 아니면 채워질 수 없는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 한분만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입니다. 영혼의 목마름은 오직 예수님만이 채워주실 수 있는 생명수이기 때문입니다.

기나긴 코로나 팬데믹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는 요즘 교회들마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 예배 출석율이 평균 50~70% 정도라고 합니다. 이전에도 힘들었지만 더더욱 목회하기 힘든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지만 결국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만 깨닫게 됩니다. 교회는 영혼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 저런 일, 바쁜고 분주한 일들을 준비하던 손을 잠시 내려 놓고 오늘은 이렇게 고백하면 어떨까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