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에서 발견된 그림 통해 ‘세례식과 성찬예식’의 중요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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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콤에서 발견된 그림 통해 ‘세례식과 성찬예식’의 중요성 확인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3.04.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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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36) - 카타콤과 기독교 신앙의 상징(14)

이번에는 로마 카타콤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세례 및 성찬식에 대한 그림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의 두 그림은 200년 전후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림 1>은 칼리투스 카타콤의 가장 오래된 A2실(Chamber A2) 무덤에 그려진 프레스코화이다. 수세대상자는 어린이(infans)로 보이고, 세례를 집례하는 이는 물 위에 서 있다. 집례자의 팔 위에는 성령의 임재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그려져 있다. 집례자는 수세자의 머리에 물을 붓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세례식 모습인데, 초기 교회 공동체가 어린아이에게 세례를 베풀었음을 보여주고 있고, 동시에 세례의식을 중시했음을 보여준다.

<그림 2>는 성만찬 모습인데, 200년 전후, 늦어도 220년 이전의 것으로 보이는데 A2실에서 멀지 않는 A5실 무덤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 화이다. 그림에는 일곱 사람의 남자들이 앉아 있고 그 앞쪽에는 일곱 광주리가 있다. 이는 요한복음 21장의 7제자의 수와 동일하다. 그림 중간의 떡과 물고기는 요한복음 6장이 보여주는 ‘생명의 양식’을 상징한다. 카타콤에서 발견된 성만찬의 그림에는 통상적으로 일곱 사람이 그려져 있는데, <그림 2>는 이런 성만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일곱 사람이 그려져 있는 성만찬 그림의 다른 한 가지 예가 <그림 3>인데, 로마의 비아 살라리아 노바(Via Salaria Nova)에 위치한 그릭 채플(Capella Greca)에 있는 이른바 ‘프락치오 파니스’(Fractio Panis, 이를 그리스어로는  κλάσις τοῦ ἄρτου라고 한다)이다. 프락치오 파니스란 ‘떡을 땜’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그림에도 식탁에는 일곱 사람이 앉아 있는데 다 여성들이다. 긴 상의나 머리에 쓴 베일이나 위로 올려진 머리를 보면 여성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왼쪽 끝의 여성이 떡을 떼고 있기 때문에 이 프레스코화를 ‘프락치오 파니스’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성만찬 그림에는 일곱 사람이 그려져 있고 남녀가 구별되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점에 대한 다른 견해도 있다. 교황청은 6명의 남자와 1명의 여성이라고 말한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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