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위협에도 하나님의 말씀 전한 바룩의 복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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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위협에도 하나님의 말씀 전한 바룩의 복된 인생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3.04.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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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69) - “여호와께서 그들을 숨기셨더라” (렘 36:26)

예레미야가 말씀을 전하는 곳에는 서기관 바룩이 함께 있었습니다. 바룩은 오랜 세월 예레미야의 곁을 지키며 예레미야가 구두로 선포한 메시지를 기록해 문서로 남기고 때로 그 메시지를 사람들 앞에서 낭독하는 일을 수행했습니다. 예레미야서 안에서 바룩의 존재를 가장 잘 드러내는 36장부터 45장을 보면, 예레미야에게 주시고 자신이 기록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도 마다하지 않은 바룩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네리야의 아들 바룩이 선지자 예레미야가 자기에게 명령한대로 하여 여호와의 성전에서 책에 있는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낭독하니라(36:8)”

성전에서 공개적으로 낭독된 말씀의 파급력이 크자 고관들이 바룩을 불러 자신들 앞에서 그 메시지를 다시 읽게 합니다(11~13절). 바룩의 낭독을 들은 귀인들은 그 예언을 그대로 전했다가는 서기관도 목숨이 위태롭겠다고 판단해 서둘러 그를 예레미야가 피신해 있던 안가로 보내도록 조치하고(19절), 자신들이 왕 앞에 가서 예언을 낭독합니다. 예언의 말씀은 예상했던 대로 여호야김 왕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여호야김은 예언이 기록된 두루마리를 칼로 죽죽 잘라 화롯불에 던져 태워버립니다(22~23절). 참으로 섬뜩한 광경입니다.

예언자가 전한 말씀을 무시하고 순종하지 않는 왕은 수없이 많았고 예언자를 홀대하며 겁박한 왕도 여럿이었지만, 기록된 예언을 그토록 노골적으로 모욕하는 행위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다루던 서기관들은 두루마리를 불사르지 말도록 간청했지만 왕과 고관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도 마음을 돌리기는커녕 예레미야와 바룩을 잡아들이라고 호통을 쳤습니다(24~26절). 참으로 완악한 왕이고 패역한 세대입니다. 악인들이 권세를 가지면 의인이 핍박받고 백성이 고통을 당합니다. “의인이 많아지면 백성이 즐거워하고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하느니라”(잠 29:2)

그러나 여호야김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와 바룩을 보호하셨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그들을 숨기셨더라”(26절) 좁디좁은 이스라엘 땅에서 폭군의 눈을 피할 곳이 있겠습니까만, 하나님이 숨겨주시니 사는 것입니다. 사울이 그렇게나 다윗을 죽이려했지만 하나님께로 피한 다윗은 살았습니다. “주는 나의 피난처이시오 원수를 피하는 견고한 망대이심이니이다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머물며 내가 주의 날개 아래로 피하리이다”(시 61:3~4) 아합의 때에 의인의 씨가 마른 듯 보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바알에게 절하지 않은 칠천 인을 숨겨 두셨습니다(왕상 19:18). 우리가 무력해보여도, 남은 사명을 받들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45장은 바룩의 수고와 고난을 기억하시고 그를 위해 특별히 주신 위로의 말씀입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그대 바룩에게 전하라고 하시면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소. 주님께서는 그대가 언젠가 ‘주님께서 나의 고통에 슬픔을 더하셨으니, 나는 이제 꼼짝없이 죽게 되었구나. 나는 탄식으로 기진하였고, 마음 평안할 일이 없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계시오. 주님께서는 나더러, 그대 바룩에게 전하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나 주가 말한다. 나는 내가 세운 것을 헐기도 하고, 내가 심은 것을 뽑기도 한다. 온 세상을 내가 이렇게 다스리거늘 네가 이제 큰 일을 찾고 있느냐? 그만 두어라. 이제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재앙을 내릴 터인데 너만은 내가 보호하여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의 목숨만은 건져 주겠다. 나 주의 말이다’(45:2~5, 새번역)” 오롯이 자신을 위한 위로의 말씀이라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요. 주를 위한 고난을 잊게 하는, 바룩이라는 이름의 원뜻대로 복된 인생이 아닙니까.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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