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수스(Celsus): 기독교를 비판했던 2세기의 대표적인 철학자가 켈수스(Celsus)였다. 그는 로마 혹은 알렉산드리아 인으로서 플라톤 학파에 속하면서도 에피쿠로스 학설에 기울어진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켈수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단지 그가 쓴 책 <참된 말씀 Λόγος Ἀληθής>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고 있을 따름이다. 이 책은 흔히 영어로 The True Word로 번역된다. 후에 다시 소개하겠지만 그가 쓴 <참된 말씀>이란 책도 소실되었고 이 책에 대한 오리게네스의 반박문이 남아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켈수스의 사상이나 기독교 비판은 오리게네스의 반박문, <셀수스 반박문 Contra Celsum>을 통해 추론하거나 추정할 따름이다. 그런데, 오리게네스의 반박문을 보면 켈수스는 기독교에 대한 강력한 비판자였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켈수스는 2세기 후반에 기독교를 철학적으로 비판했던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참된 말씀>이라는 책을 쓴 켈수스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그가 앞서 소개한 사모사타 출신의 루시안의 친구인 켈수스와 동일인인가 아닌가에 대해 이견이 있다. 사모사타의 루시안의 친구 켈수스는 에피쿠로스주의자였는데, <참된 말씀>의 저자인 켈수스는 에피쿠로스주의적인 경향보다는 플라톤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양자는 거의 동시에 살았기 때문에 학자들 간에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일반적으로 <참된 말씀>이라는 책을 썼던 켈수스에게는 플라톤 철학에 따른 일신론과 헬라로마의 전통적인 다신론이 결합되어 있다고 보기도 하고, 켈수스의 실제 철학은 플라톤주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피타고라스주의, 그리고 스토아학파에서 파생된 요소들이 혼합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켈수스가 철학적 절충주의자였다고 보기도 한다. 켈수스가 <참된 말씀>을 쓴 때는 178년 경, 좀 더 넓은 범위로 말하면 170년에서 180년경으로 보고 있는데, 이 책에 대한 오리게네스의 반박문은 이로부터 약 70년 뒤인 250년 경에 나왔다. 이때는 켈수스가 세상을 떠난 이유였다. 그래서 오리겐이 반박문을 쓴 의도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후에 기술하고자 한다.

오리겐의 인용에서 나타나는 내용을 보면, 켈수스는 구약과 신약, 그리고 유대 역사와 기독교 역사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보여주고, 오리게네스 시대에 거의 완전히 사라진 두 영지주의 종파(오피테스와 시몬교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때로는 기독교, 유대교, 그리고 영지주의자들을 혼동하기도 했다.

켈수스는 기독교회가 가르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 상에서의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해 불신했다.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보면 그는 그리스 철학, 혹은 이성의 판단으로 기독교의 교의를 판단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그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사회적 신분의 문제를 가지고 기독교인들은 비이성적인 집단으로 매도했다. 그는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학설과 풍자, 그리고 상식을 다 동원하여 기독교를 공격하였다. 그는 기독교인들을 가리켜, “스스로를 벽으로 막고 인류로부터 자신들을 분리하는” 집단으로 보았고, 기독교와 기독교 교리를 비판하고 조롱했다. 심지어 그는 일부의 유대인들이, ‘예수의 아버지는 실제로 판테라라는 로마 군인’이라고 말했다고 조롱했다. 또 예수의 기적에 대해 언급하면서 ‘예수 마법(γοητεία)’으로 기적을 행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사상은 심오하지는 않았지만 후세의 기독교 반대론자인 볼테르(Voltaire)가 사용한 기독교 비평 중 상당수가 켈수스의 저서에서 가져갔을 정도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백석대·역사신학

이상규 교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