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회당은 복음전파의 황금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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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회당은 복음전파의 황금어장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4.1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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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6)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이방인 전도에도 유리
유대인들의 회당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즉 하나님을 믿기는 하지만 아직 할례를 받지 못한 이방인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위의 설명이 보여주듯이 이방인 전도의 황금어장이었습니다. 우리는 사도 바울이 이방인의 사도였다는 것을 압니다. 왜냐하면 스스로가 그렇게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에게 역사하사 그를 할례자의 사도로 삼으신 이가 또한 내게 역사하사 나를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셨느니라(갈 2:8)”

그런데 사도 바울은 어디를 가건 일단 회당을 찾아갑니다. 우리는 바울이 유대인의 회당을 우선적으로 찾은 이유가 비록 그가 이방인의 사도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동족들을 극진히 사랑했기 때문에, 우선 동족들에게 먼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보았듯이 회당은 이방인 선교를 위한 황금어장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방인의 사도인 바울이 회당을 찾았던 것입니다.

만약 바울이 회당에서 이방인들을 전도하는 대신 시장에서 전도를 했다고 상상해 봅시다. 사람들이 많은 시장에서 바울이 지나가던 한 이방인을 붙들고 묻습니다. “저, 실례합니다. 혹시 예수님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러면 이방인은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예수? 그게 누구요?” “아, 아직 모르시는군요? 예수님은 메시야이십니다.” “메시야? 그게 뭐요?” “메시야는 구약성경에서 예언하고 있는 구세주이십니다.” “구약? 그게 뭐요?” “구약은 모세와 선지자들이 쓴 책입니다.” “모세? 그건 또 누구요?” 아마 이런 식으로 대화는 끝없이 이어져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회당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메시야이시다’라는 사실만 모를 뿐 성경에 대해서는 이미 모든 지식을 갖추고 있는 자들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들을 찾아간 것입니다.

유대인들의 분노의 원인
그런데 회당 예배에 참석하던 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은 주변의 이방인 사회와 유대인들을 연결시켜 주는 고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오늘날 외국의 한인교회에도 현지의 외국인들이 몇 명씩 출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은 한국인 공동체와 그곳 사회를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이 회당에서 전도를 하고 난 다음에는 그 이방인들이 대부분 다시는 회당에 나오지 않는 겁니다. 왜 안 나오는지를 알아보면 그들끼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즉 교회가 조직된 겁니다. 그 소식을 들은 유대인들은 바울에 대해 극심한 분노를 느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성경에서 유대인들이 그토록 심하게 바울을 미워하고 그를 죽이려 한 이유입니다. 만약 바울이 위에 설명한 대로 시장에서 한 사람씩 만나 전도를 했다면 “당신 고생이 참 많다. 열심히 해 봐라”라고 하며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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