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메시야가 오셨다!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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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메시야가 오셨다!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된다!”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4.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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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5)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바울의 회당 설교

바울은 아마도 설교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히 자신을 소개해야 했을 것입니다. 당시 랍비들에게는 자신이 누구의 제자인가 하는 것이 신분을 보증해 주는 보증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바울은 당연히 자신을 ‘가말리엘의 제자’라고 소개했을 것입니다. 자신을 ‘가말리엘의 제자’라고 했을 때 회중들 사이에서는 커다란 웅성거림이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말리엘은 당시 예루살렘에서 최고의 랍비들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그 가말리엘의 제자가 오늘 설교를 한다고 하면 회중들은 숨을 죽였을 것입니다. 가운데 정식 좌석에 앉아 은혜롭고 유익한 설교를 듣기 위해 바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을 것입니다. 반면 가장자리의 보조 좌석에 앉아 있던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바울이 혹시 자신들에게 할례를 강요하며 괴롭히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눈을 질끈 감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시작된 사도 바울의 메시지가 어떤 것이었습니까?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통해 약속하셨던 메시야가 드디어 세상에 오셨는데,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시고 이제는 그분을 믿기만 하면 이방인들이 할례를 받지 않아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을 것입니다. 평소에 자신들의 랍비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은 예배가 끝난 후 사도 바울을 에워쌌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을 것입니다.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요? 그러면 할례를 받지 아니한 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는 창세기의 말씀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랍비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우리 회당의 랍비님은 지금까지 그런 말씀을 한 번도 하지 않으신 것입니까?” 등등의 질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바울은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하여 그들에게 대답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 중에서 근처에 큰 집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집으로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바울은 그곳에서 복음을 전합니다. 그러면 그들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도를 드리고, 가슴을 치며 회개의 기도를 드리는 도중에 방언 등의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을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 날에도 계속 모임을 갖기로 하고 그 도시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은 연락을 통해 모두 그 집으로 모여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복음을 힘 있게 그들에게 전했을 것이고, 성령의 역사는 더욱 강하게 나타났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새 교회가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교회가 잘 견고하게 세워지고 나면 사도 바울은 그들 중에서 지도자로 적합한 자에게 안수를 하여 장로님으로 세우고 그에게 그 교회를 맡깁니다. 그리고 바울 자신은 이제 또 다른 곳에도 교회를 세우기 위해 그곳을 떠나갔을 것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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