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기독교를 비판했던 2세기의 대표적인 철학자가 켈수스(Celsus)였고, 그는 〈참된 말씀〉이라는 책을 써서 기독교를 비판했는데, 그 책은 소실되었지만 그 책의 내용은 오리게네의 반박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번 호에는 오리게네스의 반박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오리게네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오리게네스는 185년 경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의 기독교 가정에서 출생했는데, 그의 아버지 레오니데스(Leonides)는 202년 셉티미누스 세베루스(Lucius Septimius Severus, 146~211) 황제 치하(재임기간 193~211년)에서 참수형을 당한 순교자였다. 이때 오리게네스도 체포될 수 있었으나 그의 어머니가 집을 떠나지 못하도록 옷을 감추었기 때문에 순교를 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리게네스는 알렉산드리아의 유명한 철학자인 암모니우스 사카스(Ammonius Saccas) 문하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18세 때 알렉산드리아의 감독 데메트리우스(Demetrius)의 명을 받아 세례지원자들(catechumens)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를 두고 흔히 오리게네스가 교리학교 교장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후에는 로마(211년)와 아라비아(요르단, 215년), 가이사랴(216년) 등지를 다니며 가르침을 펴기도 했다. 이런 활동이 알렉산드리아의 감독인 데메트리우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 한다. 그가 아직 평신도라는 점을 문제 삼으려하자 가이사랴의 주교가 오리게네스를 장로로 안수하였는데, 데메트리우스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리게네스는 알렉산드리아를 떠나 가이사랴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면서 세례지원자(catechumens)학교와 같은 학교와 도서관을 세우고 저술에 종사했다. 그러다가 250년 데키우스(Decius, 201~251) 황제 치하(249~251)에서 투옥되어 심한 고문을 받고 석방되었으나 3년간 생존하다가 고문 후유증으로 254년 6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여러 시련을 겪었으나 오리게네스는 동방신학의 전통을 확립한 인물로 불린다. 클레멘스(Clemens, c. 150~220)가 알렉산드리아 신학의 초석이 되었다면 오리게네스는 알렉산드리아 신학의 골격을 세운 신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풍유적(諷諭的) 성경해석’에도 영향을 끼쳤고, ‘종속설’(從屬說, Subordinationism)을 주창하기도 했다. 풍유적 해석이란 성경 문자 배후에 숨은 뜻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 의미를 밝혀내는 해석을 말하는데, 한국에서는 흔히 영해(靈解)라고 말한다. 또 종속설이란 성자는 성부에게, 성령은 성자에게 종속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고대에서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데, 설교문, 주석, 기독교 교리적 작품, 변증서 등 무려 6,000권의 책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다. 다작을 남긴 것은 분명하지만 그의 사후 신학논쟁의 와중에서 많은 저술이 파괴되었고, 그의 작품 중 일부만이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그는 그리스어로 문필활동을 했으나 라틴어 번역본이 남아 있다. 오리게네스의 신학은 니케야회의(325년) 이전시대 교회의 최대의 지적 성취로서 이후 교회사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알렉산드리아회의(399~400), 저스티니안 황제(543), 그리고 제5차 세계교회 회의(553)에서 이단으로 정죄되기도 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로는, <페리 아르콘 Peri Archon>이란 책이 있는데, 어자적으로 <제일원리에 관하여> (Concerning the First Principles)라고 번역한다. 네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1권은 하나님, 2권은 세상, 3권은 인간, 4권은 성경에 대하여 취급함) 최초의 조직신학서로 간주되기도 한다. 또 <헥사풀라 Hexapla>라는 책을 썼는데, 구약의 6개 역본을 대조하여 구약 본문을 비교하여 볼 수 있게 만든 6중역본 구약성경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석대·역사신학

이상규 교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