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주의 색채 짙은 신흥종교, ‘재림주’로 교주 신격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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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주의 색채 짙은 신흥종교, ‘재림주’로 교주 신격화 나서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4.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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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표적 신흥종교 통일교의 등장

신학적 가치판단 적용하면 ‘이단 사교집단’으로 표현
신흥종교 공통적 특징은 ‘후천개벽’, ‘민족주체’ 사상
대표적 신흥종교 ‘통일교’, 각종 신비적 계시로 포장
통일교 홈페이지 ‘창시자 소개’에 올려놓은 그림. 어린 문선명이 하늘 예수로부터 계시를 받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사진 출처=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홈페이지 갈무리.
통일교 홈페이지 ‘창시자 소개’에 올려놓은 그림. 어린 문선명이 하늘 예수로부터 계시를 받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사진 출처=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홈페이지 갈무리.

박태선의 전도관 측은 <나는 신이다>의 여파로 JMS가 주목받으면서 자신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불편하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이단이 아닌 이교라고 말했다. 물론 이단이라는 표현도 받아들였다. 다만, 본인들의 시선에서는 정통교회가 이단이라고 주장을 덧붙였다.

기독교 신앙, 혹은 성경을 활용하면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교리체계를 형성한 이단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정신문화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통교회는 그들을 이단이라고 부르지만, 사회적으로 표현하자면 사이비종교’, ‘신흥종교’, ‘유사종교라는 호칭이 더 정확하겠다.

연세대 신과대학 문상희 명예교수가 1994년에 발표한 신흥종교, 사이비종교-그 문제점과 대책이라는 논문에서 분류한 바에 따르면 기독교 정통 교리를 전제로 하여, 이에서 이탈된 종교집단을 이단 사교집단으로 단정한다. 이는 신학적 가치판단을 전제로 쓰는 관용적 표현이다. 문 교수는 저널리즘에서는 유사종교라는 말을 즐겨 쓴다고 설명했는데 유사종교라는 말은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법률적 개념으로, 법적으로 공인된 종교 이외에 법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기타 종교들을 구별하는 용어라고 정리했다.

오늘날은 유사종교보다는 사이비종교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 신학적 가치관이나 법률적 전제를 넘어 일반적인 통념으로 특이한 종교현상을 연구하면서 종교학자들은 신흥종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이 가치관을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시점을 기준으로 새로운 시대에 발생한 모든 종교를 통칭한다. 종교학자들은 신흥종교라는 표현을 가치중립적이라고 판단했는데 기성종교를 제외하고 1860년 동학운동 이후 발생한 모든 종교집단을 통칭하는 말이 신흥종교를 뜻한다. 현대사회에 들어서 새롭게 발생한 종교를 신흥종교라고 표현할 뿐 그것이 사회문화적인 건강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문 교수는 신흥종교 중에는 건전한 민족종교로 승화된 종단들도 있고, 반사회적 사교집단도 있으므로 신흥종교를 모두 사교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동학 이후 발생한 신흥종교 900여개
문상희 교수는 교주들의 주장이나 맥락에 따라 최수운이 창시한 동학계, 강일순의 증산계, 나철의 대종교 등의 단군계, 강대성의 일심교 등의 유교계, 산신교나 무량천도 등의 무속계, 천화불교나 용화교 등의 불교계, 김봉남의 찬물교계, 이선평의 각세도계, 창가학회 등의 외래계, 통일교나 전도관 등의 기독교계, 그밖에 정일회 등과 같은 계통불명의 종단 등 11계보로 나타나고 있다고 신흥종교를 분류했다. 물론 1980년대 이후에 더 많은 신흥종교집단이 등장했고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6년 원광대 김홍철 명예교수가 펴낸 한국신종교대사전에 의하면 역사 속에서 사라진 종교를 포함해 국내에 900여개의 신흥종교가 있다고 한다. 문 교수는 11계보로 분류했지만 그 이후 신흥종교가 추가되면서 김 교수의 분류는 총 13계보에 이른다.

재미난 사실은 유불선 계열이나 기독교계열 할 것 없이 신흥종교에 나타나는 공통점은 새로운 세상이 나타난다는 후천개벽(後天開闢)’, 우리나라가 장차 세계의 중심 국가, 지도국가가 된다는 민족주체(民族主體)’ 사상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특히 초기 등장한 기독교 이단들의 경우 예수님의 재림이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이루어진다는 주장이나 재림주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대를 예언한다는 점에서 종교학자들의 이와 같은 분석은 상당한 타당성을 얻는다. 문상희 교수는 신흥종교의 특성으로 그 교리에 있어서 혼합주의적 색채가 짙고, 그 윤리성은 몹시 낮은 수준에 있고, 그 소망은 극히 현세주의적 이익과 행복 추구에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이단들이 소위 종교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교조나 교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교리를 태동시킨 신흥종교는 없다. 대부분 기성종교에서 이탈한 분파들이고 신흥종교에서 다시 분열하고 독립하기를 거듭한다. 기독교계 신흥종교에서는 통일교의 문선명 계열과 유재열의 장막성전이 대표적이다.

기독교계의 신흥종교는 초기 한국교회 신비주의 이단사상에서 출발하였으며, 성적 타락설과 피가름의 교리를 체계화하면서 성경의 내용을 왜곡시켜 나갔다. 성경의 왜곡 중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재림에 대한 해석이다. 재림주에 대해 통일교는 참부모로 전도관은 감람나무로 지칭했다. ‘한국 교회사에 나타난 거짓 계시 운동을 정리한 백석대 이상규 석좌교수는 거짓 계시는 주로 종말론에 집중되어 있고 예수님의 재림의 때에 대한 관심은 교회사의 모든 시대에 가장 호기심을 끄는 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이 점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므로 이 때를 산정해 보려는 거듭된 노력이 있어 왔고, 신적 계시를 빙자한 새 예언 혹은 새 계시 운동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사의 대표적 이단이자,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신흥종교 통일교는 김백문의 <기독교근본원리>에서 <원리강론>이라는 교리를 만들어내면서 국내를 넘어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교세를 확장해왔다. 통일교 측은 <원리강론>은 교주 문선명이 독자적으로 창시한 교리로 김백문보다 먼저 근본원리를 정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단 교리의 우선 여부를 떠나 통일교는 어떻게 가장 큰 신흥종교로 자리할 수 있었는지 그 태동과 교리적 모순을 살펴보기로 한다.

통일교의 교주 신격화 역사
통일교 역사편찬위원회 말씀자료팀장 추연구가 쓴 한국해방과 기독교 중심한 섭리출발이라는 글은 참부모님 생애노정 개관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통일교의 원리가 어떻게 출발했는지를 정리해놓은 글이다. 여기에 이단의 핵심적 뿌리로 언급된 김백문과의 관계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자료에 따르면 문선명은 해방 직후 상도동에 거처를 마련했다. 그리고 김백문에게서 뜻을 발견하고 김백문의 상도동교회에 다녔다. 그곳에서 예수님의 현현을 목격한 김백문이 문선명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도한 후 이제부터는 문 선생을 따르라는 계시를 받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4632, 섭절리 수도원 부활절 특별집회에서 놀라운 성령역사가 임했다. 흰옷을 입은 신도들은 뜨거운 은사체험을 했고, 김 씨와 몇몇은 예수님의 영적 현현을 목격했다. 이날 김백문 씨는 회중 앞에서 긴 시간 불같은 기운으로 참아버님 머리에 손을 얹고 솔로몬왕의 영광이 임할 것을 축도했다. 요단강에서 세례요한이 예수님께 상속계대를 이어 준 것과 같은 사건이었다.”<한국해방과 기독교 중심한 섭리출발, 138p>

문선명을 재림예수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그들의 역사 서술은 예수님의 영적 현현”, “세례요한의 상속계대등으로 표현해놓았다. 안타깝게도 김백문과 문선명의 밀월은 축복기도로 끝이 난 것 같다. 김백문은 문선명을 비판하는 입장으로 바뀌었고, 통일교에서는 김백문을 가인이라고 표현했다. 문선명의 일대기를 기록한 통일교 자료에는 신격화와 관련된 표현들이 다수 발견된다. 한 문장을 보자.


영계의 인도로 독실한 신도들이 찾아들었다. 참아버님을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된 사람들이 많았고, 탄생 전부터 준비된 부인도 있었다. 영예는 시공을 초월해 있기에 심정세계 인연은 그렇게 오묘하게 찾아들었다. 그들은 참아버님 옷자락이라도 만지만 날을 것 같고 춤을 출 만큼 참사랑에 감화됐다.” <한국해방과 기독교 중심한 섭리출발, 139p>

영계의 인도”, “탄생 전부터 준비된 부인”, “옷자락이라도 만지면과 표현은 교주의 신격화에 통일교가 얼마나 골몰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통일교는 당시 태동한 이단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한국 땅에 예수님이 재림하실 것으로 주장했다. 그리고 재림주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여성 인물도 등장시킨다. 바로 여호와의 부인 박씨 할머니. 문선명은 김백문에 이어 박씨 할머니를 통해 재림 예수로 축복을 받게 된다. 통일교는 박씨 할머니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해와(하와)는 아담의 부인이자 하나님의 외적 부인이므로, 이 부인은 하나님이 직접 인도해 영계가 따라 움직여 지상 착륙기지를 만들 수 있다. 박씨는 부활한 해와이자 타락직후 해와를 대신해 완충형 역사를 했다. 평양 갑부인 한씨 남편의 첩으로서 아담부터 노아까지 10대를 상징하는 열 명의 자식이 있었다.” <한국해방과 기독교 중심한 섭리출발, 142p>

위의 문장에서 명백하게 성경을 왜곡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이단의 교리가 드러난다. 하와를 하나님의 외적 부인이라고 표현했고, 박씨라는 여인이 하와를 대신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박씨는 문선명에게 종의 종에서 종, 양자, 서자, 아들, 하늘나라 총리대신, 예수님의 자리, 마지막엔 하나님의 대상실체라고 축복했다는 것이 통일교의 주장이다. 김백문이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하며 문 선생을 따르라고 한 계시 이후 박씨 할머니라는 여인을 통해 하나님의 대상실체로 재림주의 자리를 굳건히 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단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정통교회 입장에서 이러한 기록은 신격화를 위한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치부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와 같은 허무맹랑한 주장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통일교는 여전히 문선명을 독생자로 그의 부인인 한학자를 독생녀로 칭한다. 통일교 홈페이지에는 하늘부모님은... 양위분(문선명과 한학자)을 성혼시키시고 인류구원과 평화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구세주, 메시아, 재림주, 참부모님의 노정을 걷게 하셨다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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