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진보·보수 아닌 생존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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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진보·보수 아닌 생존의 문제”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4.0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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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 개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 검토 주제로

한국교회는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을까. 한국교회는 지난해 8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내놨다. 2050년까지 교회에서 탄소중립 100%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탄소중립 로드맵을 신학적으로 검토해보고 실현 가능성을 살피는 시간이 마련됐다.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은 지난달 31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대한 신학적 검토를 주제로 올해 첫 번째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로드맵에선 2030년까지 한국교회의 탄소배출을 50%, 2040년까지 100% 감축하고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연기반 탄소흡수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탄소중립 로드맵의 목적과 내용을 발표한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교회에서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직접 배출하는 탄소가 있는가하면 전기, , 물 등 에너지 사용으로 간접 배출되는 탄소도 있다. 물품 구매나 이동, 폐기 등으로 생기는 탄소 발생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직접 배출을 감소시키는 방안은 명료하다.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고 효율화하면 된다. 하지만 단순한 문장에 비해 실천은 쉽지 않다. 이 목사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초교파 특별 위원회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조직을 설립하고 기금을 조성해야 실천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접 배출의 경우 교회에서 재생에너지 생산 설비를 갖추는 것으로 절감할 수 있다.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 교육과 에너지 전환 교육도 필요하다. 이 목사는 다만 도시에 있는 교회, 특히 상가 교회의 경우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싶어도 환경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 차원에서 에너지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 친환경 리모델링이나 건축을 하는 경우 다른 건물은 정부 지원을 받는데 교회는 종교건물이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교회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부처와 조율하는 일도 필요하다면서 주보 인쇄나 공동 식사로 만들어지는 쓰레기, 비품 사용, 교회 차 운용을 포함한 운송 분야 등 전반의 영역에서 탄소 중립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전환연구소 노건우 연구원이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대한 시민사회의 제언발표를 맡았다. 노 연구원은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시선 중에는 기후위기는 거짓이라는 부정론자나 우리는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종말론자들도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 이런 시선이 아닌 무언가 바꿔보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 반갑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그는 또 다만 몇 %를 줄인다는 비율적 목표보다는 총 탄소배출량이 얼마나 줄어드는가가 중요하다. 운송의 경우 교회 차만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교회에 오기 위해 이용하는 성도들의 차도 대상으로 할 것인지 교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정의도 있어야 한다면서 교회가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분야도 있지만 기후위기에선 정부가 해야 할 일이 크다. 교회가 사회적 목소리를 많이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신학적 검토를 맡은 신익상 교수(성공회대학교)국제사회의 강력하고 급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반면 한국사회의 목표는 느슨하다. 기왕이면 교회가 국제사회의 기준에 맞춰 한국사회를 선도해줬으면 한다행동을 얼마나 빠르게 실천해내느냐가 관건이다. 로드맵 계획과 홍보는 빠르게 마무리하고 실천을 앞당겨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제안했다.

신학적 제언으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박영식 교수(서울신대)로드맵을 보며 한국교회가 깨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 기후위기 문제는 진보, 보수를 떠나 생존의 문제다. 모든 교단이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되고 설득돼야 한다면서 제가 속한 기성교단의 경우 재작년 총회장님이 탄소금식 운동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는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 어떤 한 사람에 의해 주도되는 단발성 운동이 아니라 교단 차원, 한국교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운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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