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농어촌교회 82.9% ‘초소형교회’…최저생계비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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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농어촌교회 82.9% ‘초소형교회’…최저생계비 지원 절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3.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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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목회데이터연구소, ‘농어촌 목회자 대상 실태조사’ 결과발표

농촌교회 주일예배 참석자 60대 이상 65.2%
‘평균 사례비’ 153만원…최저시급에도 못미쳐

한국교회가 쇠퇴기를 걷고 있지만, 절대 인구가 부족한 농어촌교회가 당면한 현실적 어려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감리회 농어촌교회의 월평균 교회 사례비는 평균 153만원으로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농어촌교회 목회자 3분의 2 이상이 교회를 떠날 생각을 했거나 지금도 떠날 생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어촌교회 대다수 목회자들은 ‘최저생활비’ 지원을 가장 바라는 지원사항으로 꼽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주최로 ‘목회자 및 교회 실태조사’ 결과발표회가 지난달 30일 광화문 감리회 16층 본부교회에서 열렸다. 선교국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감리교 소속 농어촌교회 담임목사 504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2년 11월 9일부터 12월 16까지 모바일 조사를 진행했다.(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6%포인트)

이번 실태조사를 맡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우리나라 전체는 아직 초고령사회 진입 전이지만, 농촌은 이미 초고령사회가 된 지 오래다. 농촌 교회 역시 대부분 미자립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농촌교회의 현실을 진단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주최로 ‘목회자 및 교회 실태조사’ 결과발표회가 지난 30일 열렸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주최로 ‘목회자 및 교회 실태조사’ 결과발표회가 지난 30일 열렸다

감리회 농어촌교회 96%가 ‘소형교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가 인구는 연평균 3.7%씩 꾸준히 감소해 1970년 1442만2천명에서 2019년 224만5천명으로 50년 동안 무려 84%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농가 인구 비율은 1970년 45.9%에서 2019년 4.3%로 크게 줄어들었다.

절대 인구가 감소한 농어촌 지역의 대다수 감리교회가 ‘소형교회’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어촌교회의 출석 교인(성인)은 11~30명(온라인 예배 포함) 모이는 교회가 4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명 이하 교회(20.6%)와 31~50명 출석 교회(22.0%)를 포함하면, 출석 교인 50명 이하의 초소형교회가 ‘82.9%’였다. 출석 교인 51~100명이 출석하는 교회는 13.1%로 농어촌교회의 96%인 절대 다수가 100명 이하의 ‘소형교회’라고 볼 수 있다.

정 교수는 “지난 주일 예배 참석자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60대 이상이 65.2%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40~50대가 22.3%, 30대 이하가 12.5%로 역삼각형 형태를 보였다”며 고령화된 농어촌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짚었다.

농어촌교회의 당면 문제도 ‘교인 고령화’(80.0%)와 ‘교인 감소’(60.1%), ‘열악한 교회 재정’(44.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농촌 지역문제와 농어촌교회의 문제가 직결돼 있음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최저생계비 지원’이 1차적 과제

농어촌교회 목회자가 지방회, 연회, 본부에 가장 많이 바라는 지원사항(2개 응답)으로는 4명 가운데 3명(73.0%)이 ‘농어촌 미자립교회 목회자 최저생활비 지원’이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는 ‘농어촌교회 자녀지원’(31.3%)이었는데, 희망사항이 모두 직접적인 경제적 지원이었다.

가정의 생활비 출처를 조사한 결과 ‘교회 사례비’의 비중이 컸지만, 평균 153만원으로 최저시급(2022년도 기준 19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순위로는 배우자 수입이 평균 49만원이었다.

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농어촌 목회자의 사례비와 월 소득은 거의 극빈층에 해당할 정도로 좋지 않다. 5년 전 한목협 조사에서 전국 목회자 평균 사례비 176만원 보다도 20만원 이상 더 적었다”며 농어촌 목회자의 경제 현실에 대한 공교회적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목회자 이중직’에 대해서는 찬성이 79.0%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었지만, 실제 직업을 가진 목회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중직을 하고 있다’가 14.9%로, 이들이 속한 교회는 출석 교인 ‘10명 이하’(28.8%)가 출석 교인 11명 이상보다 2배 이상 높아 대부분이 ‘생계형 이중직’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가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의 ‘이중직’에 대해 허용적 분위기를 마련하고,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교단이 ‘직업훈련’을 통해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실제로 농어촌 지역은 일자리가 많고, 오히려 노동력 부족이 큰 문제”라면서 “이중직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농업을 포함한 적합한 ‘직업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농어촌 목회자 최저생활보장제도 △기본소득 제도 △자녀 교육지원 △은급제도의 시행 등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농어촌교회들이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신앙공동체로의 역할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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