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들조차 자신들의 ‘교리’ 집대성한다
상태바
이단들조차 자신들의 ‘교리’ 집대성한다
  •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 승인 2023.03.22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
3) 교리의 필요성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라는 시리즈물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않았고 말도 조금 더듬는 듯한 정명석을 메시아로 또한 하나님으로 떠받들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데도 공고하게 서 있는 JMS를 비롯한 네 개의 이단 종파를 파헤친 영상물이다. 그런데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은 정명석이 하나님께 받았다고 하는 계시는 정작 이전에 있었던 이단들의 가르침을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이단의 역사를 돌아볼 때 김백문(1917~1990)이라는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천부교의 박태선과 통일교의 문선명이라는 걸출한 두 제자를 통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김백문은 한 마디로 우리나라 이단 사이비 교리를 집대성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방송(CBS)과 함께 이단사이비들과 전면에서 싸우고 있는 기독교포털뉴스라고 하는 미디어에서 김백문의 1958년도 국한문 혼용으로 출간된 <기독교의 근본원리>라는 책을 국역하여 연재하고 있다. 그 목적은 이단 사이비 교주들이 하나같이 자신들이 하나님께로부터 2000년 만에 받은 계시라고 주장하는 것이 사실은 이전 이단들의 가르침을 계승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보통 우리는 이단들이 기적을 행하여 사람들을 미혹한다고 생각한다. 예수님께서는 감람산 강화에서 말세에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리라”(마 24:24)라고 경고하고 계신다. 오늘날에도 거짓 선지자들이 이런저런 표적을 통해 사람들을 미혹하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조심할 일이다.

하지만 김백문은 이런 이적이나 기사를 통해 사람을 미혹하는 이단들이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나름의 교리를 집대성하게 되었다. 교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이단들에 의해서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단의 역사에서 김백문에게 영향을 끼친 중요한 인물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김성도다. 그녀를 추종하던 새주파는 통일교로 유입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김성도의 가장 중요한 주장 중 하나는 창세기 3장의 원죄를 성적인 범죄로 이해한 것이다. 처음 김성도의 이러한 원죄에 대한 이해는, 그렇기 때문에 부부 관계를 금하는 금욕적인 것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던 것이 후에 왜곡이 되어 혼음교리로 변질됐고 박태선과 문선명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신천지의 이만희는 박태선의 전도관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신앙촌에서 집단생활을 하며 8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 이후에는 유재열의 증거장막성전에 소속되기도 하였고 통일교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였다. 이런저런 이단에 기웃거린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이만희는 어쩌면 이단 피해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단 피해자였던 이만희는 50살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학습한 선배 이단들의 교리를 엮어 나름의 이단을 창설하였고 주지하는 바와 같이 수많은 이단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교주가 되어 있다.

정명석은 넷플릭스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의 승공연합 강사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명석은 통일교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문선명의 피가름 교리를 이어받아 여신도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변태적인 행각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넷플릭스의 <나는 신이다>라는 영상물을 통해 일차적으로 JMS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적잖은 피해가 정통교회에 있을 것 또한 자명하다. 안 그래도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바닥에 떨어져 있다. 교회의 입장에서는 이단의 정체를 파헤쳐 주었으니 기뻐해야할 일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계속해서 악재가 이어진다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세월호 사건이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독교 이단인 구원파 소유의 선박회사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는데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싸잡아 기독교라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전반적으로 종교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 더욱 조장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무종교인의 숫자가 종교인의 숫자를 넘어선지 오래되었다. 전통적인 가치가 붕괴되고 급속하게 세속적인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다. 동성애는 그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비혼이 증가하고 전통적인 가족 개념의 해체가 이루어지고 교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큰 혼란과 위기의 시대를 우리는 마주하게 될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