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이 묘사한 선한 목자, 잃은 양 찾고 꼴을 먹이는 모습
상태바
카타콤이 묘사한 선한 목자, 잃은 양 찾고 꼴을 먹이는 모습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3.03.15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41) - 카타콤과 기독교 신앙의 상징(19)

카타콤 미술에서 가장 빈번한 그림이 ‘선한 목자’ 그림이라는 점을 지적했는데, 나무와 풀이 있는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목자의 역할을 크게 3가지로 묘사하고 있는데, 첫째는 양을 어깨에 메고 가는 잃은 양을 찾으시는 목자상(마 18:12~13, 눅 15:5), 둘째, 시편 23편이나 요한복음 10장이 보여주는 바처럼 꼴을 먹이시는 목자상, 셋째, 양에게 우유를 먹이는 목자상이 그것이다. 이는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부른 경우를 보여준다. 

사람이 양을 메고 가는 그림의 선례는 기원전 1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르케미시(Carchemish, 튀르키예 남부, 유프라테스 상류의 고대 히타이트제국의 도시인데, 현재는 제라블루스라고 불린다)에서나 히타이족(Hittites)에서도 발견된다. 

이들의 경우는 희생제물로 바치기 위해서이지만 카타콤에서의 양을 메고 가는 그림은 제물로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약의 내용을 주제로 한 카타콤 미술은 다양하지만,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과의 우물가에서의 대화를 주제로 한 그림은 각기 다른 카타콤에서 5번 등장한다.  이 사건이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그림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비아 라티나 카타콤에서 발굴된 아래의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 <그림 1>는 두라-유로포스의 세례실에서도 동일한 그림이 발견되었다.

카타콤 미술에서 예수님의 가르침 혹은 비유에 대한 그림은 그렇게 많지 않다. 비유의 내용을 한편의 그림으로 묘사하는 일은 용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래의 <그림 2>은 비아 라티나 카타콤에서 발굴된 산상수훈 그림인데, 다른 곳(Viale Manzoni)에는 예수님은 산 위에 앉아 계시고 두루마리를 펴서 들고 있는 그림이 있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