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칼럼]죽음교육은 창의성, 자유, 독립성, 주체성의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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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죽음교육은 창의성, 자유, 독립성, 주체성의 교육입니다.
  • 라제건 이사장(각당복지재단)
  • 승인 2023.03.14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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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생각하다③

우리시대의 유명한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나는 죽음교육이 창의성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죽음교육이 ‌인간을 자유롭게 살게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죽음교육이 ‌인간을 독립적으로 살게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죽음교육이 ‌인간을 주체적으로 살게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창의적이고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삶이라는 것이 자기가 자기로 존재하는 사람에게만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내가 왜 사는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지 등의 자기가 자기로서 존재할 때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질문들이 죽음을 인식하면 훨씬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죽음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내일이든 모레든 곧 죽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위선에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입니다. 우리가 곧 죽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제게는 소위 흔히들 이야기하는 버킷리스트가 없습니다. 제 아내는 제게 ‘당신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사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맞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해 봐도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다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제가 젊었을 때부터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며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시간 동안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살고 싶었습니다. 제게 버킷리스트가 없다는 말씀은 제가 수십년 동안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고 살았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제게는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 저 스스로를 위한 버킷리스트 보다 훨씬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보통 버킷리스트라고 하면, 평소에 해 보지 못했던, 그래서 머지않아 죽게 된다면 꼭 해보고 죽고 싶은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소명은 부름(calling) 이라고 하나요?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부름받은 것’이라는 뜻 아닌가 싶습니다.

제게는 간절한 소명이 있습니다. 솔직히 왜 제게 주어졌는지도 잘 모릅니다. 언제부터인지도 잘 모릅니다. 돌이켜보니 소명이라고 저 스스로 깨닫게 된 그런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성직자들도 소명을 받고 성직자가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제게 주어진 소명이 저의 삶에 의미를 주고 저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어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소명에 대한 끊임없는 일깨움의 원천입니다. 간절한 소명은 삶에 활력을 줍니다.

각당복지재단 라제건 이사장.
각당복지재단 라제건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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