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한국교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교회와 기독교인의 신뢰도가 위협받는 한편 온·오프라인 시대 속 교회의 공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상과 교회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기독교 문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본지는 매달 한 명의 각 분야별 기독 문화 사역자를 선정해 세상 속에 올바른 기독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제언을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소극장 뮤지컬 사상 초유의 흥행몰이로 기념비적인 성과를 낸 기독교 뮤지컬이 있다. 광야아트미니스트리(대표:김관영 목사)가 지난 2013년 제작해 올해 10주년 기념 뮤지컬로 공연 중인 <더북(THE BOOK)>은 누적 관객 수만 16만 명에 달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2017년 대학로에서 1년간 장기공연을 펼친 뮤지컬 <더북>은 150석에 불과했던 소극장 객석 점유율이 100%에 달했고, 관객 수 5만 3천 명으로 유례없는 성과를 냈다. 당시의 결실로 지금의 복합문화예술공간 ‘광야아트센터’를 갖출 수 있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광야아트센터에서 만난 김관영 목사는 “이제껏 저희 공연에 저희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수가 관람했다. 많을 때는 하루에 소극장을 찾은 인원이 6천 명이 넘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불가사의한 수치”라며, 기독 문화공연 사역을 통한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광야아트미니스트리는 뮤지컬 <더북>을 비롯해 <루카스>, <요한계시록>, <요한복음> 등 총 열 네 작품을 창작해 꾸준히 무대 위에 올렸다. 문화공연계 전반이 얼어붙었던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하고, 광야미니스트리의 창작 뮤지컬은 객석 점유율 8~90%를 기록하며 꾸준히 흥행 가도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분명한 복음 메시지를 공연을 통해 담아내야겠다는 사명이 있다. 무엇보다 종신 문화예술사역자로 헌신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진정성을 느낀 관객들이 공연에 더욱 크게 감동한 것 같다”고 밝혔다.
광야아트미니스트리의 창작 뮤지컬에는 기독문화예술 사역에 평생 헌신하기로 마음먹은 ‘종신 문화예술 선교사’들을 배우로 무대 위에 세운다. 그들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이 삶과 괴리되지 않도록, 말씀과 기도로 일상의 삶을 훈련하는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을 문화사역자가 아닌, ‘선교사’라 칭한다.
김관영 대표는 “광야아트미니스트리는 문화예술과 교육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문화예술선교단체”라며 “복음 메시지를 그대로 담은 광야의 창작 뮤지컬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그 자체”라고 자부했다.
뮤지컬 <더북> 누적 관객수 16만 명
“복음 담은 뮤지컬, 예배로 드려지길”
‘광야아트미니스트리’는 어떤 단체인가요?
- 문화예술 콘텐츠를 창작하고 가르치는 사단법인 ‘문화행동아트리’와 기독교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 운영하는 주식회사 ‘문화행동아티스’가 지난해 완전한 통합을 이루면서 ‘광야아트미니스트리’로 재탄생했습니다. 서로의 몸집을 줄이더라도 하나로 합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제안 아래, 함께 기도하며 준비한 결과 완전한 통합을 이룬 것입니다. 광야미니스트리는 현재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복합예술공간 광야아트센터에서 복음의 생명이 담긴 완성도 높은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섬기고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창작뮤지컬을 고집한 이유가 있을까요?
- 2011년 뮤지컬 <루카스>, 2015년 <요한계시록> 등 총 열 작품을 창작했고, 그 이후에 작년 1년 동안 넘게 공연한 뮤지컬 <요한복음>을 창작했습니다. 어린이 대상의 뮤지컬 2편을 포함하면 총 14 작품을 창작한 셈입니다. 창작 뮤지컬을 고집한 이유는 다른 공연들이 저희를 만족할만한 메시지를 가진 것이 흔하지 않았고, 한국교회를 위해 복음 메시지 그대로를 담은 공연을 제작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국내 뮤지컬 제작사 중에서 창작 뮤지컬을 가장 많은 편수를 보유한 팀이 됐습니다. 저작권 문제도 겪을 필요가 없기에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진행한 창작 뮤지컬이 큰 흥행을 이뤘는데,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요?
- 이제껏 저희 공연에 저희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관람객들이 오셨습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 소극장을 찾은 인원이 6천 명이 넘었으니 이는 불가사의한 숫자입니다. 지금 창작 10주년 기념 뮤지컬로 공연 중인 <더북:성경이 된 사람들>도 2013년 초연을 했고, 현재까지 16만 명이 관람했습니다. 기독교 뮤지컬 역사상 최다 관객 수를 동원한 것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2017년에는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을 1년간 렌트해 총 371회의 장기공연을 펼쳤습니다. 당시 150석 극장에 5만 3천 명이 모였고, 객석 점유율이 100%에 달해 소극장 뮤지컬로는 유례없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당시의 흥행 결과로 지금의 광야아트센터가 생긴 것입니다. 기독교 공연의 역사에는 흔하지 않은 결실입니다.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시대에, 복음 메시지를 담은 문화공연이 거부감 없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교회에 오라고 하면, 거부할 수 있지만, 같이 뮤지컬을 보자고 하면 흔쾌히 따라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좋은 뮤지컬을 제작하려 하기보다 성경이 가진 본질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한 노력과 말씀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들의 삶의 몸부림이 극에 녹아졌기에, 좋은 평가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기독문화 확산을 위해 평생 헌신하는 ‘종신 문화선교사’를 세운다고 들었습니다.
- 무대 밖에서 일상 삶에서 엉망진창으로 살아가고, 복음의 가치에 합당하지 않게 살아간다면 말씀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는 우리의 삶이 허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극단의 뮤지컬 배우들은 모두 ‘문화예술선교사’라는 정체성으로 평생을 섬길 것을 헌신한 이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그들의 삶의 진정성이 관객들에게 무대의 연기가 아닌, 진짜 예배이자 믿음의 몸부림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고민도 컸습니다. 사실 뮤지컬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실적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우니 공연의 제작비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살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세트와 소품을 만들기 위해 밤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작업하면, 공연 제작을 위한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사역의 열매로 지금까지 14개 작품을 창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종신 문화예술선교사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들은 50여 명이며, 근교에 살며 공동체의 유익을 누리고 있는 인원은 100여명 정도입니다.
문화예술 선교를 위해 한국교회에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 특별히 다음세대가 문화적 통로로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독교 문화센터’를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이곳에서 계속 문화사역자들의 창작 활동이 일어나고 365일 언제든 다음세대가 기독교 공연이나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의 다음세대는 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다음세대가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루트로 복음을 전하는 ‘기독교 문화센터’ 마련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기독교 문화를 대표할 만한 중립적 장소에 세워 한국교회 전체가 공유하는 공간이 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뿐 아니라 기독교 문화선교단체에 대한 고정적인 후원 시스템도 필요한데, 이를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가 이들을 섬긴다면 한국교회에 제2의 부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사역 계획을 알려주세요.
- 올해 뮤지컬 <더북>의 10주년 공연을 토대로 추후 공연은 대극장을 무대로 도전하고자 합니다. 사실 <더북>은 2013년 초연을 할 때부터 대극장 공연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었기에 소극장보다는 대극장에서 빛을 발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작품에 맞는 옷을 입혀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새롭게 예수를 만나는 게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