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일에 무조건 충성하신 목사님,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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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일에 무조건 충성하신 목사님, 편히 쉬소서!”
  • 천안=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3.0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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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증경총회장이자 전 백석문화대 총장 허광재 목사 장례예배
지난 6일 백석대학교장으로… 제자들 모여 마지막 천국길 환송
설립자 장종현 목사 “백석 성장의 역사에 함께 해온 평생 동역자”

 

 

백석문화대학교 전(前) 총장 허광재 목사가 지난 3월 3일 오전 6시 15분 천안 동남구 단국대학교병원에서 향년 84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백석문화대학교 전(前) 총장 허광재 목사가 지난 3월 3일 오전 6시 15분 천안 동남구 단국대학교병원에서 향년 84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총회 증경총회장 허광재 목사(사진)가 지난 3일 질병과 고통이 없는 주님의 품으로 떠났다. 마지막까지 서울백석학원 이사장으로 학교와 총회를 위해 헌신해온 고 허광재 목사는 설립자 장종현 목사를 도와 백석대학교 전신인 대한복음신학교 교무처장을 역임하면서 신학교육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총회와 학교를 위해 평생의 사명을 감당해왔다. 

허 목사는 설립자 장종현 목사가 주창한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목회자들의 삶과 사역에 뿌리내리는 일에 힘써왔다. 백석 목회자들과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을 위한 건강한 교회 만들기’를 진행하며 성경 중심의 목회를 강조해왔다. 허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해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먹이지 않고 그들의 눈에 보기 좋은 것을 먹였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를 살리는 길은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 밖에 없으며 개혁주의생명신학의 메시지로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평생 하나님의 일에 헌신해온 고 허광재 목사를 환송하는 길에 제자들이 함께 했다. 지난 6일 백석대는 고 허광재 목사 장례예배를 학교장(葬)으로 진행했다. 백석대학교 장례위원회(위원장:장종현 목사)가 주관한 장례예배는 교목부총장 장동민 목사의 인도로 신학대학원장 임석순 목사가 “허 목사님께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을 붙잡고 평생 진리를 전파하신 것처럼 우리도 진리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의 마지막을 기리는 설교는 평생 동반자였던 설립자 장종현 목사가 전했다. ‘생명의 부활’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장 목사는 천안봉명동교회 선후배로 가족 같이 지내던 시절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백석문화대학교 전(前) 총장 허광재 목사가 지난 3월 3일 오전 6시 15분 천안 동남구 단국대학교병원에서 향년 84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허광재 목사의 장례예배가 지난 6일 천안 백석홀 소강당에서 열렸다.

장 목사는 “허광재 목사님은 나와 평생을 함께 하신 동역자다. 학교 설립부터 함께 했고 학교가 성장하는 그 역사 속에 늘 함께 계셨다”면서 “봉명동교회에서 김영철 목사님을 만난 이후에 허 목사님은 때로는 친구, 때로는 형님처럼 언제나 가족같이 동고동락해왔다”고 회고했다. 이어 “허 목사님은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는 인간의 썩어질 명예와 물질을 위해서 계산하는 법 없이 무조건 충성하신 주의 종”이라고 말했다. 

허광재 목사는 설립자의 뜻을 받들어 학교 발전에 헌신하면서도 부정적이거나 불평 없이 일했던 긍정의 사람으로 유명하다. 특히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했다는 고백은 모두 동일하다. 가진 것을 다 내어놓아 가난한 신학생과 목회자들을 챙겼고 교직원들에겐 늘 식사를 대접하며 어려운 점은 없는지 경청하는 자세로 섬겼다. 백석정신아카데미에서 허광재 목사와 함께 했던 사무총장 성종현 목사는 “장종현 목사님이 백석의 아버지라면 고 허광재 목사님은 백석의 어머니”라고 칭할 정도였다. 

장종현 목사는 “허 목사님이 계셨기에 우리 학교가 발전할 수 있었고 나에게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셨다”며 “십자가와 부활을 믿는 우리는 그의 영혼이 복된 길로 갔다는 확신으로 사명권세를 이기고 천국에 입성하신 허광재 목사님을 따라 담대한 신앙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백석정신아카데미 부총재 박찬호 목사의 약력보고에 이어 상영된 추모영상에서 고 허광재 목사의 생전 육성도 공개됐다. 허 목사는 “이기는 자에게는 내가 감추었던 만나를 주겠다는 약속, 그것으로 백석이 만들어졌다. 교수와 직원들 모두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방황하는 사람에게 갈 길을 열어주는 마중물이 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조사를 전한 성종현 목사는 “허광재 목사님은 열정 그 자체였으며, 백석을 참으로 사랑하신 분”이라며 “제자를 향한 사랑은 수많은 제자들의 처진 어깨를 다시 올곧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일평생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사명의 길을 가셨다. 목사님의 섬김이 백석의 선지동산에서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를 전했다. 

장례예배는 백석문화예술관장 문현미 교수의 추모시에 이어 백석예술대학교 남성중창단이 ‘주 안에 있는 나에게’를 부르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예배는 학교법인 백석대학교 이사장 박요일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장례예배를 인도한 학교와 총회를 향해 유족 대표로 감사인사를 전한 허정완 목사는 “자녀들보다 아버지를 더 아끼고 섬겨주신 설립자 장종현 목사님께 감사드리며, 평생을 함께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고 허광재 목사는 1940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1974년 총회신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트리니티신학교와 남침례신학원을 거쳐 캘리포니아성서대학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5년 12월 예장 수도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1976년 설립된 대한복음신학교 교무처장을 역임하면서 백석학원의 역사와 함께 했으며 백석총회 전신인 복음총회 2대 총회장을 지냈다. 백석대학교 신학부총장, 백석문화대학교 총장, 백석정신아카데미 총재, 학교법인 서울백석학원 이사장을 맡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까지 총회와 학교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유아선교원 운영학>, <개척자의 가는 길>, <사모교육>, <여자가 여자되면 세계가 변한다:남편전도법>, <목사는 제사장이 아닙니다> 등을 펴냈으며, 지난해 발간한 <Living Word & Living World>가 그의 마지막 저서다. 

허광재 목사의 장례예배가 지난 6일 천안 백석홀 소강당에서 열렸다.
허광재 목사의 장례예배가 지난 6일 천안 백석홀 소강당에서 열렸다.

 

 

고 허광재 목사님 弔詩조시

 

문 현 미(시인, 백석문화예술관장)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시여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는 손길이시여

 

하나님의 특별한 부름을 받으시고

비바람 몰아치는 이 땅에 오신 허목사님

 

당신께서는 오직 말씀과 기도로

백석의 동산에 믿음의 초석을 놓으셨습니다

 

생명의 나무들이 무성한 캠퍼스 곳곳에

흘리신 땀과 눈물이 여전히 남아 있어

온기가 채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뜻밖에 멀고 먼 이별 앞에 서 있습니다

 

80여년 걸어오신 십자가의 길에서

묵묵히 사랑을 몸소 행하신 모습이 떠 오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셨고

한 몸 누울 곳 없는 사람에게 쉴 곳을 주셨으며

힘들고 지친 사람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말씀으로 다독여 주셨습니다

그립고 그리운 얼굴이시여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목소리시여

 

바다 같은 당신의 품안에서 우리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리라는 꿈을 꾸었습니다

 

고난의 산정을 넘을 때에도

기쁨의 들녘을 거닐 때에도

당신의 소탈한 웃음과 넉넉한 손길 덕분에

함께 견딜 수 있었던 나날이었습니다

 

어리석고 부족한 우리들은

당신에게서 사랑을 배웠고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데

이렇게 이별을 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보고 싶은 허광재 목사님

 

초목도 울고 산천도 울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 가야할 그곳이기에

천국에서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려 슬픔의 눈물을 닦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피워 올린 꽃 한 송이 올립니다

당신은 영원히 빛나는 백석인이십니다

이제는 고통도 아픔도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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