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선교단체 ‘MZ세대’의 친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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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선교단체 ‘MZ세대’의 친구가 되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3.03.0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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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대학생 열 명 중 한 명 “친구 한 명도 없어”
구성원에 헌신 강요 금물…동기부여와 설명 필요
제자들선교회는 MZ세대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제자들선교회는 MZ세대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새 학기, 캠퍼스 안에 훌쩍 다가온 봄의 기운을 만끽할 틈도 분주한 이들이 있다. 바로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들이다. 해마다 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동시에 어떻게 하면 변하지 않는 진리를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이 바로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들이다. 특히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선교단체들도 이들 세대를 캠퍼스 복음사역의 일원으로 초대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외로움 달래줘야

학원복음화협의회(상임대표:장근성 목사)와 캠퍼스청년연구소(소장:김성희 목사)가 5년마다 발표하는 ‘청년트렌드 리포트’는 이같은 노력의 한 결과물이다. 리포트를 통해 드러난 청년·대학생들의 의식과 생활을 사역에 반영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대학인회(ESF)의 대표 정사철 간사는 “이번 조사에서 이 시대 대학생들의 ‘친구 지수’가 점점 악화하고 있음이 나타났다”며 “근래 세 번의 조사에서 고민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친구의 수는 2012년 4.2명에서 2017년 4.0명으로 그리고 2022년에는 3.4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는 통계 곳곳에서 드러난다. 열 명 중 한 명이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고 답했고, 고민거리에 대한 상담 대상자를 묻는 항목에서 ‘친구’를 응답한 비율은 10%나 감소하여(31.7%) ‘혼자 해결한다’라는 응답(39.2%)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상태는 지난 1년간 불안과 수면장애와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이 열 명 중 네 명(38.4%)이나 되며 여학생의 경우 거의 절반(26.3%)이나 된다.

정 간사는 “선교단체는 대학생들의 삶으로 들어가는 사역을 통해 청년대학생들의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친구가 되어야 한다”며 “이는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어렵고도 번거로운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쉽게 사람을 모으는 것과는 반대”라며 “그럴지라도 친구가 사라져가는 캠퍼스에서 친구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고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이 선교단체의 역할이고 예수님이 삶을 통해 보여주신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선교단체의 이상적 이미지’에 대한 조사에서 ‘공동체적’이라는 항목이 1위를 차지한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정 간사는 “‘기독교’라는 단어가 무종교 대학생들 사이에 비호감도가 심각한 수준이 되어서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 시대는 ‘기독교’라는 단어가 아닌 ‘공동체’라는 단어로 접근하는 것에 더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친구가 없고 개인주의적 경향이 심화하는 시대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공동체라는 가치는 돋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획일적인 접근은 금물

지역마다 단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예전과 같은 ‘공격적인 개인전도’는 지양하고 대신 ‘관계전도’를 강화하는 추세다. 제자들선교회(대표:도기현 선교사, DFC)의 ‘와플 전도’도 관계전도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와플을 만들어 캠퍼스 안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로 찾아온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계 형성의 접점을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캠퍼스 투어’와 ‘대학 생활 안내’, 지인 중심의 관계전도, 기숙사 선물 전달 등 오프라인에서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통한 홍보와 만남에도 비중을 높이고 있다.

도기현 선교사 “지금의 대학생들은 획일성이 점점 낮아지는 세대”라며 “학생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모임으로 초대하는 것도 단계적으로 한다. 완급조절에 신경을 쓰고 무엇보다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많이 쓴다”고 소개했다.

단체 구성원들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예수제자운동(한국대표:엄상섭 목사, JDM)의 전주지구 대표 안지호 간사는 “과거 대학생 선교단체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이미 교회 안에서 잘 자라와서 구원에 대한 확신이나 신앙 훈련이 잘 된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이런 부분이 약하고 심지어 실천적 무신론자 혹은 문화적 크리스천 같은 이들이 많다”고 상황을 전했다.

안 간사는 또 “선교단체가 훈련에 앞서 복음과 구원에 대해 알려주고 기초 경건 생활에 대해 알려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헌신으로 이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졸업까지 헌신에 관해 이야기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안 간사는 획일적인 프로그램이나 접근보다는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특성을 고려해 충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 간사는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충성과 순종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의 MZ세대는 스스로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따르지 않는다”며 “동기부여와 일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전제된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자발성을 보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MZ세대 청년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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