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세 김형석 교수가 말하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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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세 김형석 교수가 말하는 ‘신앙’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2.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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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으로 백년을
김형석 지음 | 두란노

“나는 신앙인입니다. 신앙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백년을 살기도 힘들지만, 백년 동안 변치 않는 신앙인으로 살기는 더욱 힘들다. 올해 104세를 맞은 김형석 교수(연세대)가 삶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가 아니며, 하나님의 은총과 섭리에 따른 결과였음을 고백하며, 지난 1세기의 신앙생활을 정리하는 책을 펴냈다.

그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시간을 회고하며, 그가 깨달은 가장 큰 진리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그는 기독교의 교리보다는 인간다운 삶의 진리가 더 소중하고, 그 진리가 복음이라는 사실을 체험했다고 고백한다.

그렇기에 그는 기독교회보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정신이며, 예수의 가르침과 진리가 역사에서 희망의 빛을 증대시켜왔다고 진단한다. “기독교는 휴머니즘을 탄생시켰고 그 근본이 되는 인간애의 정신은 어느 사회에서도 버림받아서는 안 되는 절대 가치다. 다시 말하자면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교리와 교권이 아닌 인간애의 진리이다.” 

특히 그는 어린 시절, 신학자나 목회자가 되길 꿈꿨지만, 교회 밖에서 교육자와 철학자, 문필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포도밭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안에서 하나님 나라가 이뤄진다는 사명감을 안고 나아갔다.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 철학을 계속하면서 교육자로 교회와 교회 밖의 하늘나라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새 꿈을 향한 출발이었다. 새로운 신앙의 길과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주님의 뜻이라 여기며 그 길을 계속 가고 있다. 그때의 변화가 새로운 신앙의 태어남이 됐다.”

특히 저자는 “내 일생은 ‘아버지의 나라가 우리 사회에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는 기도의 연속이자 주님과 함께하려는 노력의 연장이었다”고 말한다. 요즘 영원한 안식으로의 부르심이 더욱 가까이 왔음을 느끼는 그에게 이번 신앙 서적이 가진 의미는 매우 크다.

이번이 마지막 집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써내려 간 그의 책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님과 함께 살아오면서 체험했던 은총과 깨달음을 귀한 믿음의 유산으로 남겨주고 있다. 책은 제1부 ‘나는 어떻게 신자가 되었는가’, 제2부 ‘일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는 삶’, 제3부 ‘예수의 가르침을 내 것으로 하다’, 제4부 ‘나라와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구성됐다.

한편 김형석 교수는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났으며,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철학과 교수,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의 연구 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인 저자는 철학 연구에 대한 깊은 열정으로 많은 제자를 길러냈으며, 평생 동안 학문 연구와 집필에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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