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아들을 하늘나라에 먼저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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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아들을 하늘나라에 먼저 보내고
  • 김동기 목사(신리교회 담임)
  • 승인 2023.02.03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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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신리교회 김동기 목사.
충북 제천 신리교회 김동기 목사.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하고 아버지인 다윗과 전쟁을 하는데 다윗은 지휘관들에게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나를 위하여 젊은 압살롬을 너그러이 대우하라 하니 왕이 압살롬을 위하여 모든 군지휘관에게 명령할 때에 백성들이 다 들으니라”(삼하 18:5) 이렇게 말씀하는 장면이 바로 배반하고 왕이 되려했던 아들에 대한 아비의 자식 사랑인 것입니다. 그런데 요압이 아직도 살아있는 압살롬을 죽였습니다. 

이 보고를 들은 아비 다윗은 “왕이 구스 사람에게 묻되 젊은 압살롬은 잘 있느냐 구스 사람이 대답하되 내 주 왕의 원수와 일어나서 왕을 대적하는 자들은 다 그 청년과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니 왕의 마음이 심히 아파 문 위층으로 올라가서 우니라 그가 올라갈 때에 말하기를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 내 아들 압살롬아 차라리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 압살롬 내 아들아 내 아들아 하였더라”(삼하 18: 32~33)라고 하면서 애통해 했습니다. 이것이 자식을 잃은 아비의 심정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아픈 일이 나에게 일어났습니다. 지난 2014년 4월 10일. 내가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이날은 백석대 2학년에 다니던 하나밖에 없는 아들 충환이가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서 5일 동안 치료받다가 하나님 나라에 먼저 간 날입니다. 참으로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목회 를 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 아니 꿈에서조차도 생각해 보지 않던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참으로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아들이 하늘나라 가기 5일 전, 저는 인천 서구 가좌동에서 새한교회를 담임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이 금요일로 계양구 구역 식구들과 계양산으로 연합예배를 드리러 갔다가 정상을 향하여 등반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날은 4월 초인데도 눈발이 날렸습니다. 참으로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산을 오르고 있는데 모르는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는 천안인데 아들이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실려 갔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운전하고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병원에 도착하니 아들은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도 아들을 만나지 못하고 복도에 앉아서 간절히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치료해 주시기를 기도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때처럼 절실하게 기도해 본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기도하면서 생각하니 부모의 마음이 타들어간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내면 부모는 평생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도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각나고 아마 천국에 갈 때까지 계속 가슴에 사무치는 일로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로 인하여 목회에도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교회의 드럼을 보아도 아들이 드럼 연주하던 것이 생각나고 동네 햄버거 가게를 지날 때도 햄버거를 사주었는데 지금은 사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서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시무하던 교회를 선배 목사에게 인계를 해주고 한동안 방황 아닌 방황을 하다가 서울에 연로하신 목사님의 요청으로 주일에 찬양예배 설교를 부탁해서 2년 정도를 설교 봉사를 하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선배 목사를 통해서 고향이 충청도니 충청도에 가서 목회해 볼 생각 없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그 분과의 만남을 통해 이처럼 경치가 좋고, 공기가 좋고 산면이 내륙으로 둘러싸인 청풍호가 보이는 신리교회에 부임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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