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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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되던 날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3.02.01 13: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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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34)

“저 출산 도와주신 분이 완전 아빠 나이쯤 되시는 베테랑 간호사님이신데요. 제 곁에 계속 같이 붙어 있다시피 해 주셔서 정말 그분이 다 해주신 것 같아요, 하나님이 제게 보내주신 천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빠가 옆에서 1초도 안 떠나고 진통 올 때마다 호흡하는 거 다 도와주고,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고맙다고 존경한다고 계속 얘기해 주고… 이런 위로가 아니었으면 진통을 견디기 더 힘들었을 거예요~”

어제 딸을 낳은 첫째가 12월 24일생인데요. 저는 부교역자로 시무하면서 크리스마스 행사 준비 때문에 사모가 출산하는 걸 도와준다는 건 전 상상도 못했는데요. 요즘 젊은 부부는 물속에서 출산할 때 동행해 남편이 도와주기도 하고, 저렇게 병원 바로 옆에서 출산을 도와주기도 하는가 봅니다.

첫 손녀를 보게 해준 사위와 딸이 고맙기도 하고, 아직 대면해 보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봤지만, 제 손녀라니 그냥 감지덕지하네요.

어제 날짜로 우리 부부가 드디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손자 손녀가 없는 사람하고는 인생을 논하는 게 아니래요~”

제 친구 목사님들이 주로 저를 놀릴 때 써먹는 말인데, 이젠 그런 말과도 작별입니다.

손녀가 태어났다고 연락이 왔을 때 친구 목사님들 하고 있었는데요. 다 손자 손녀들이 있고, 두 명만 결혼한 자녀들이 있지만 아직 손자 손녀가 없었습니다. 이제 제가 손녀가 있는 할배가 되었으니, 옆에 있던 친구에게 제가 그 말을 써먹었습니다.

친구들과 동행할 때마다 그중 한 친구는 꼭 핸드폰에 손자 손녀 사진이 저장되어 있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손자 손녀와 통화하기도 해서 “손자 손녀 자랑하려면 만원 내놓고 자랑해요” 하기도 했었는데요.

손자 손녀 자랑은 2만원 벌금, 자기 집 키우는 개 자랑은 1만원 벌금? 이라고, “우리 손자가 일어서고, 손녀가 말을 하고,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문이 닫혀 있는데도 발을 살살 긁어 문을 열더라, 발자국 소만 들어도 누군지 알더라 같은 자랑을 하려면 벌금을 내고” 하는 말을 어떤 모임에서 했다지요~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제 작은딸이 아직은 누구 닮은 건지 잘 몰라 가족 카톡방에 묻자, “일단 오빠 쪽인 것 같아. 오늘 눈 뜬 거 봤는데 순간 아버님 같았어.”, “콧대가 높은 건 확실히 오빠 닮았어요. 오빠는 하루종일 ‘로아’ 동영상만 보구요. 시부모님은 말도 못해요. 시어머니는 카톡으로 ‘너무 감동이야~!! 내일 가서 얼굴 보고 냄새를 맡아야지~ 벌써 만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네. 우리 공주님 잠도 잘자구, 우리 지혜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수고했다고 안아주고 싶은데~ 지혜야 사랑하고 사랑한다’ 이런 말들을 감사하게 계속해 주시고 계셔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제부턴 우리도 사돈댁도 진짜 할아버지 할머니입니다. 제 친구들도 진짜 할배 클럽에 가입한 걸 환영한다고 감사하게 계속 문자가 오네요.

좋은 할아버지 함 되어 볼랍니다. 아직 초보 할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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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2023-02-01 16:01:13
아멘 귀한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