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타문화권 선교' 외치는, 우리는 신실한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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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타문화권 선교' 외치는, 우리는 신실한 신호등"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1.19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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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선교한국 최욥 사무총장
청년 선교 동원 하락세 속 맡게 된 선교한국 사무총장, 올해 5년만에 대면 대회도
다양한 선교 방법 있지만 '대위임령' 성취에 방점, 달라진 '청년' 위한 사역 나설 것

청년, 선교, 그리고 동원. 선교한국의 사역을 대변하는 세 가지 단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단어의 의미가 모두 달라졌다. 기껏해야 20대 초중반을 의미하던 '청년'은 이제 30대 후반까지 포함하게 됐고, 바다를 건너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함을 의미했던 '선교'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동원' 역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수천명의 청년들이 앞다투어 선교지로 가겠다며 손을 들던 영광의 시기는 지났다. 청년 선교 동원의 선봉에 섰던 선교한국도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기대하긴 힘들다. 어쩌면 '선교한국 2.0'이라 불러도 좋을 전환의 시기. 미래를 결정할 갈림길에서 신임 사무총장을 맡은 최욥 선교사는 어떤 고민을 품고 있을까. 지난 4일 선교한국 사무실을 찾아 2023 선교한국대회 현장 개최 재개라는 전장 앞에 선 그의 출사표를 들여다봤다.

 

오랜 기간 현장 선교사로 헌신해왔다. 어떻게 선교의 길을 걷게 됐고 어떤 현장에 있었나.

-IVF로 활동하던 시절 중국 서안에서 1년간 단기선교를 하게 됐다. 그때 사역자로서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기쁨을 경험했다. 밤마다 중국 대학생들이 모여 찬양하며 기도했고 날로 신앙이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지금 하나님이 데려가셔도 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 '선교사로 헌신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중국 운남성 야오족에게 떠났다. 그땐 미전도 종족에게 가지 않으면 선교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할 때였다. 7년간 재밌게 사역했지만 시진핑 정권 이후 사역이 어려워졌다. 잠깐 한국에 들어온 사이 우리 사역팀이 공안의 레이더에 걸려 해체됐다. 부득이하게 말레이시아로 사역지를 옮겼고 그곳에서도 7년간 현지 화교들을 대상으로 제자 훈련과 선교 동원 사역을 해왔다.

 

단기선교 경험까지 포함한다면 15년을 현장 선교사로 있었다. 시작부터 취임 직전까지 현장에 발을 담갔는데 어떻게 선교한국 사무총장을 맡게 됐나.

-선교한국 인사위원회에서 입후보 제안을 받았다. 사실 처음엔 거절했다. 선교의 시작부터 평생을 현장에 있었던 데다 전임자들이 너무 탁월한 분들이라 부담이 컸다. 그런데 인사위에서 우리가 일주일 기도해볼 테니 한 번 기도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기도를 하는데 영적 부담감이 느껴졌다. 선교사로 파송받기 전 한국에서 청년사역을 맡았던 적이 있다. 저 같은 70년대생들은 한국교회 성장의 수혜자다. 그런데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그런 영적 유산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깊은 부담은 곧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라는 생각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공교롭게도 청년 선교 동원이 하락세에 접어든 시기 선교한국의 책임을 맡았다. 청년 선교사가 급격히 감소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책이 있다면.

-청년층 선교동원의 어려움은 단순히 선교동원의 어려움만은 아니라고 본다. 진짜 문제는 청년 세대 사이에서 기독교 신앙의 총체적 위기다. 요즘 청년들이 기도는 열심히 하고 말씀은 열심히 보는데 유독 선교만 안하더라, 이게 아니지 않나. 기도도, 말씀도 약한 기독교 신앙의 위기이기에 선교 헌신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전의 선교한국 대회는 신앙의 임계점이 차오른 청년에게 선교라는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했다. 이미 신앙으로 준비된 청년들에게 타문화권 선교라는 길이 있음을 소개하는 촉발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청년들의 상태가 제로 베이스, 심지어는 마이너스 베이스에 가깝다.

물론 지금도 기초동원의 역할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복음과 선교, 하나님 나라에 대한 DNA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선교 헌신은 곧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반응이다. 청년들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게 이끌어야 한다.

 

취임과 동시에 선교한국 대회 개최라는 대형 사업을 맡게 됐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2018년 이후 5년만에 재개되는 대면 대회다. 무엇에 집중해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지, 또 코로나 상황 속 개최된 2021 랠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오프라인 대회의 한계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의 제한이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에서 1년 내내 지속된 랠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좀 더 다양하고 많은 계층의 참여를 유도한 묘수였다고 본다. 올해 대회는 45일의 대면 행사로 복귀하지만 대회 전 준비와 대회 후 평가 및 지속 사업은 온라인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이 역시 랠리가 남긴 유산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20:21)로 정해졌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보내신 것은 성육신의 복음이었다면 그 예수님이 우리를 보내시는 것이 선교다. 그렇기에 복음과 선교는 다른 것이 아니며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다. 그 정체성을 우리 삶에 어떻게 구현할 지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개회와 폐회가 있는 이틀을 제외한 3일 동안 세 가지 큰 주제를 다룬다. 첫째로 타문화 선교, 둘째로 디아스포라 이주민 선교, 셋째로 BAM과 일터 선교를 포함한 총체적 선교를 이야기하게 된다.

 

이전에는 '선교는 곧 타문화 선교'라고 인식됐다면 요즘의 추세는 다르다. 그런데 이런 시점에 '타문화 선교'를 메인 주제로 다루는 것이 흥미롭다.

-과거 선교는 '미션', 즉 타문화 선교에 방점이 찍혔다면 요즘의 선교는 '미셔널'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영역이 선교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선교한국대회에 타문화 선교를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믿는 것은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 땅끝까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 하신 명령이다. 그 명령이 우리의 북극성이 돼야 한다. 밤하늘에 수많은 별이 있지만 우리는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찾는다.

예수님의 대위임령 성취를 위해 수많은 삶의 형태가 필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선교한국이 선교 생태계에서 맡은 역할은 청년들을 타문화 선교에 동원하는 것, 즉 대위임령에 순종하게 하는 것에 있다고 보다. 대위임령 중심의 선교를 지향하고 방점을 두되 그밖에 다른 수많은 선교적 방법에 대해서도 지지하고 찬성한다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다.

그런 면에서 선교한국의 역할을 '신실한 사거리 신호등'이라 말하고 싶다. 차량 교통량이 많든 적든 그에 따라 신호등의 불이 꺼지진 않는다. 주변 상황이 어떻든 누군가는 타문화 선교와 대위임령에 대한 의무를 알려야 한다. 선교한국대회에 참석하는 이들이 몇천이든 몇백이든 한국교회와 청년들에게 신실한 신호등이 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선교한국대회는 한동대에서 개최된다. 처음으로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개최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도 의미가 있을까.

-지금까진 '선교한국'이라 쓰고 '선교수도권'이라 읽어왔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오는데 기차 왕복 비용만 10만원이 넘는다. 게다가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면 저녁 집회에조차 들르기 어렵다.

앞으로는 선교한국의 사역이 좀 더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광주 등 지역에서 직장인들이 저녁에 모여 선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지역별로 의미 잇는 선교 멘토 그룹이 자라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의 거점교회를 중심으로 선교 지향적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이 시대에 유효한 선교동원이 되리라고 본다.

 

예전엔 '청년'이라고 하면 20대 초중반, 넓게 봐야 20대 후반을 의미했다면 이젠 교회 청년부에서 30대 후반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청년' 선교 동원의 사명을 맡은 선교한국의 역할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1980년도엔 한국의 중위연령이 20세였다. 그런데 지난해 한국의 중위연령은 44세다. 그래서 선교한국도 3040세대를 주목하고 이들을 위한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일주일간의 선교한국 대회에 대학생을 불러 선교헌신카드를 쓰게 할 것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선교적 경력전환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3040은 사회에서 경력이 10년 이상 된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이 가진 경험과 직업적 전문성, 무르익은 경험치가 선교적으로 쓰일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얘기다. 그것은 타문화권 선교사로 파송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그들이 속한 한국사회에서 보냄받고 부름받은 선교적 존재로 살도록 양육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빛을 잃은 청년들의 눈동자를 본다. 그들에게 선교적 사명을 일깨우고 의미와 재미를 깨닫게 한다면 훨씬 더 한국 사회 안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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