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년 만에 다시 기독교 박해 순위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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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년 만에 다시 기독교 박해 순위 1위로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1.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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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선교회, 18일 ‘월드 와치 리스트 2023’ 발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기독교 박해 심각한 수준” 우려

북한이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하는 기독교 박해지수 ‘월드 와치 리스트 2023’(World Watch List)에서 다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 1위를 내준지 단 1년만이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사무총장:김경복 선교사)는 18일 한국세계선교협회(사무총장:강대흥 선교사·KWMA) 사무실에서 전 세계 국가별 기독교 박해정도를 나타내는 WWL 2023을 발표했다.

북한이 다시 기독교 박해지수 1위를 차지한 것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시행의 영향이 크다. 김경복 선교사는 “2002년 이래 줄곧 기독교 박해지수 1위를 기록하다 지난해 2위로 내려왔던 북한이 다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더 많은 기독교인이 체포되고 더 많은 지하교회가 발각되어 문을 닫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체포되었다는 것은 곧 처형, 혹은 끔찍할 정도로 비인간적인 정치범 수용소에서 기아, 고문, 성폭력을 당하며 남은 생을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북한 내에 성경을 포함한 외국에서 온 모든 출판물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새로운 법이다. 이는 오징어게임과 같은 한국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십대 소년들을 투옥하거나 처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성경이나 또 다른 형태의 기독교 자료를 찾아내기 위해서도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아프가니스탄은 올해 9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불행히도 희망적인 소식은 아니다. 김 선교사는 “2021년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집집마다 다니며 신자들을 찾아내 기독교인을 처형했다. 이에 많은 기독교인이 깊이 숨거나 해외로 피신했다. 그래서 탈레반은 2022년엔 아주 소수의 기독교인을 뿌리 뽑는 것보다 전 정권과 연관된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면서 “순위 하락은 기독교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내 기독교인이 이미 심각하게 감소해 탈레반이 다른 일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월드 와치 리스트는 지난 1993년 처음 발표된 후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30년을 지나는 동안 기독교 박해 동향의 변화도 관찰됐다. 김 선교사는 “1993년엔 기독교인들이 40개 나라에서 높은 수준 이상의 박해를 받았다. 그런데 2023년에는 동일한 수준의 박해를 받는 국가의 수가 76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 7명 중 1명은 높은 수준의 박해, 또는 차별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5명 중 1명, 아시아에서는 5명 중 2명, 라틴아메리카에서는 15명 중 1명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의 박해 동향이 심상치 않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이슬람 폭력으로 기독교가 심각한 붕괴에 직면해있다고 우려한 김 선교사는 “나이지리아(7위), 부르키나파소(23위), 카메룬(45위), 말리(17위), 니제르(28위)와 같은 국가의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이 급속도로 휩쓸고 있다. 막대한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한 것”이라며 “모잠비크(32위)와 콩고DR(37위) 등 다른 나라에서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희망적인 수치도 있다.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 이집트를 포함한 몇몇 중동 국가에서 기독교에 대한 보다 많은 관용이 관찰됐다. 하지만 이집트에서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에 대한 국가의 박해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었으며, 카타르도 박해 지수가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교회들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복 선교사는 “수치로 전달되는 통계보다 그 행간에 담긴 사람들에게 주목해 주기를 바란다. 나와 같은 한 사람이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수많은 고난과 압박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 한국교회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기도하며 그들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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