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이 이야기
상태바
소은이 이야기
  •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 승인 2023.01.11 14:5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32)

우리 교회 금요기도모임은 저녁 9시에 시작합니다. 하지만 7시 조금 넘은 시간부터 어린 아이들과 성도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하는데요. 멀리 일산에서도 화성에서도 참석하구요, 젖먹이   꼬마들부터 유치부, 아동부, 중고등부 아이들도 제법 많이 참석합니다.

김성민 정혜원 부부의 첫째 딸 소은이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꼬마 숙녀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배영호 권사님의 큰아들 김성민 집사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이름도 얼굴도 잘 모를 거구요.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지는 25년이 훨씬 넘었지만, 별 존재감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초딩 1학년이던 소은이가 금요기도모임에서 통통 튀는 유쾌한 발랄함으로 성도들의 눈에 띄기 시작한 겁니다. 금요기도모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우리 교회는 강단기도라는 걸 하거든요. 강단 위에서 기도하길 원하는 성도들은 준비된 방석을 들고 강단 위로 올라와 자유롭게 기도하다 돌아가는 그런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강단기도를 시작하겠습니다~” 하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소은이는 스프링처럼 1등으로 강단에 올라오곤 합니다. 우리 소은이는 ‘아마~ 강단기도 하러 금요기도모임에 오지~’ 싶은 마음도 들 때가 있습니다.

소은이는 당차고 씩씩한 모습으로 방석을 들고 와 강단에 탁~ 펼치고는 이제 기도 준비를 시작합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건 누구에게 배웠는지… 무엇을 기도하는지…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까지 아주 열정적인 기도의 용사가 됩니다.

그런 녀석을 언젠가부터 제가 찾아가 살며시 안아주고, 기도해 주기도 했는데요. 언젠가는 금요기도모임이 길어졌는지 자기 엄마 가슴에 묻혀 잠이 들어 강단기도를 못하기도 했습니다.  “소은이~~ 지난주에는 잠들어 강단기도 못했지?” 하니 ‘씨익~~’ 계면쩍게 웃는 미소도 이쁘구요. 강단에 방석을 턱 하니 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언제 목사님이 와서 나 안수해 주시지?’ 하고 슬며시 실눈을 뜨는 모습까지도 사랑스럽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소은이 때문에 지난주 3부 예배시간에 아버지 김성민 집사가 마이크를 들고 찬양단에 처음 들어갔더라구요. “웬일?” 하고 물으니 “아내와 3부 예배  찬양단으로 섬기기로 했습니다~” 하고 멋쩍게 대답했습니다. ‘자기 딸 소은이 기도 덕분에 저 친구가 저 자리에 서게 된 것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우리 교회 김성민 집사는요. 초등학교 2학년 딸 소은이에게 신세를 지고 사는 아빠의 모습 같기도 하답니다. 금요기도모임도 소은이 때문에 나오지, 자기 스스로 결단해서 나오는 것 같지도 않구요. 이래저래 “삶은 주님의 은혜”라는 마음이 가득한 저녁입니다. 김성민 집사네나 우리네나 사는 모습은 말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강현진 2023-01-11 15:42:17
아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