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문화사역자 연대로 기독문화 ‘활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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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문화사역자 연대로 기독문화 ‘활기’ 기대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12.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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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기독문화 트렌드’ 진단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기를 맞은 2022년은 교회가 사회와 다시 소통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튼 한 해였다. 영원한 메시지인 복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서는 ‘오늘의 문화’를 활용해야 한다는 다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온라인이 일상이 된 디지털 세대에 ‘문화’를 매개로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가운데, 기독문화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2023년 기독문화 트렌드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시대변화 속에 CCM, 기독영화와 공연, 기독 출판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1인 문화사역자들의 활발한 연대 움직임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기독 문화계가 암흑기를 딛고 일어서 다시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전했다.

급격한 시대변화 속에 2023년에는 CCM, 영화와 공연, 출판, 다음세대 대상 기독문화 사역자들의 활발한 연대 움직임이 예측된다.
급격한 시대변화 속에 2023년에는 CCM, 영화와 공연, 출판, 다음세대 대상 기독문화 사역자들의 활발한 연대 움직임이 예측된다.

“CCM 사역자 연대로 변화 기대”

코로나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2022년 중반부터 CCM 사역이 하나둘 재개되기 시작했다. 특히 2년이 넘게 멈춰있던 마커스 워십팀, 어노인팅 미니스트리, 위러브 등 국내 대표 워십팀들의 예배가 재개됐다. 또 온·오프라인의 사역 경계가 허물어져 유튜브 실시간 중계를 통해 온라인 집회에 참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교회 내 예배와 집회 사역뿐 아니라 방송, 공연, 영상, 유튜브 등 외부까지 지경이 넓어지면서 찬양사역 활동이 다시 회복세를 띄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에는 듣는 음악이 중점을 이뤘다면, 2023년 CCM 음악이 ‘보는 음악’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팬데믹 상황을 통해 습득한 온라인 문화와 영상 콘텐츠 제작 등의 경험이 모여, ‘비주얼 아트워크’ 분야가 기독교 예술 분야에 새롭게 믹스 될 수 있다는 것.

합창단 빅콰이어 대표 안찬용 교수(장신대)는 “실제로 국내 CCM 음악도 뮤직비디오 제작, 라이브 실황 영상, 유튜브 방송 및 채널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며, 변화하는 국내 CCM 트렌드를 짚었다. 현재 기독교 음반 기획사나 뮤직 퍼블리셔가 사라지면서 찬양사역자가 음반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도맡아 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그 가운데 이들이 조합을 이루고 함께 연대함으로 위기 속 탈출구를 만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안 교수는 “현재 찬양사역자 상당수가 홀로 음악을 만들고 생산하고 포장하고 발송하는 일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열정을 가진 젊은 예술인들이 연합해 예술인 조합으로 함께 음악을 만들고 나누고 보급하고 분배하는 산업이 더 많아지고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가장 큰 이슈로는 ‘한국찬양사역자연합회’가 K-CCM이란 새로운 단체명으로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K-CCM은 찬양사역자, 프로듀서, 예배사역자, 기획자, 연주자를 연합해 함께 크리스천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응원하는 구체적인 일들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독영화, 교회 공동체에 필요한 문화

코로나 팬데믹 시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독 문화 분야 중 하나는 아마도 영화일 것이다. 일단 영화관을 가는 관객의 콘텐츠 소비습관이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로 이동했고,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 등의 조치가 가장 엄격할 당시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매출은 75%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대한 조치는 관람료 인상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관객들이 영화의 선정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패턴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흐름은 기독교 영화계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필름포럼 성현 대표는 “코로나19가 발발하고, 현장예배를 드리기조차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독교 영화의 홍보와 관람에는 더욱 많은 제약이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독교 영화의 개봉 소식은 매출 감소라는 영화계 전반의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는 <아이 스틸 빌리브>의 재개봉, 이스라엘에서 제작한 <그리스도, 디 오리진>, 최초의 한국 기독교 뮤지컬 영화이자 제19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폐막작 <머슴 바울>, <매스>와 같은 의미있는 기독교 영화가 계속 관객을 만난 것이다. 

올해 기독 영화계의 굿 뉴스로는 오는 2023년 2월, 영화감독 존 어윈의 <예수 혁명(Jesus Revolution)>의 미국 개봉 소식을 전했다. 영화 <예수 혁명>은 1960년대 후반 미국 히피 문화의 영향을 받아 지금의 CCM의 모태가 됐던 예수 운동에 관한 영화로 침체된 기독 영화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성 대표는 “유튜브와 같이 개인이 소비하는 콘텐츠와는 다른 맥락에서 영화는 여전히 교회 공동체에 필요한 문화다. 한국교회가 2023년 기독교 영화를 수입·배급하는 단체와 더욱 연대해 성도들과 좋은 문화 콘텐츠를 공유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질의 출판 콘텐츠 생산 과제로” 

1980년대 한국교회의 성장기와 맞물려 기독 출판계도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00년대 이후로 책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출판산업 전반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기독 출판계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축소되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체가 전체 출판사의 69%를 차지하고 있고, 10인 미만 사업체는 85.6%로 현재는 1인 출판사가 전체 출판시장에서 주류를 이룬 상황이다.

아르카 이한민 대표는 “1990년대 전후로 한국교회의 호황기 속에 기독 도서가 하루에만 2~3천 부 팔릴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1년에 2천부의 판매 부수를 찍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열악한 기독 출판계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 그는 “한국 기독 출판계 전반이 쇠퇴해가는 가운데, 3대 메이저 출판사는 살아남았지만, 이를 제외한 중급 출판사들은 사라져가고 있고, 기존 대형 출판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소규모 출판사의 운영이 늘어난 만큼 책의 종류와 구성은 다양화되고 세분화되어 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독자들에게는 책의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짐으로 관심사에 맞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품종 소량 발간’의 판매전략으로는 출판사들이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대표는 “한국교회의 침체 분위기 속에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기독 출판계는 더욱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종말론적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교인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진 만큼 이를 만족할 수 있는 양질의 출판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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