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또 목사님 괴롭혔구나?”
상태바
“누가 또 목사님 괴롭혔구나?”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2.12.28 12:3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30)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지난주 총회 설립 45주년 기념사업 준비를 위한 기도성회가 우리 교회에서 백대현 목사님을 강사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말씀 전하는 중에 목회 40년을 넘게 하신 목사님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의 사모님이 치매에 걸리셨다지요.

“백 목사님!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자녀들은 알아보세요? 아니 못 알아봐요~”

“그럼 목사님은 알아보세요? 응, 나는 알아보더라구요.”

“그럼요~ 조금 힘드시겠지만 목사님 못 알아보실 때까진 옆에서 돌봐드리다가, 목사님까지 못 알아보실 때 병원으로 모시는 게 어떨까요?” 했다죠.

시간이 지나 그 사모님이 목사님마저 못 알아보시게 됐구요. 이제 도저히 목사님이 감당이 안 돼 병원에 입원시키는 당일, 목사님은 마지막으로 환자복을 직접 갈아입히고 싶으셨대요.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목사님은 그냥 울며 환자복을 갈아입히셨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시던 사모님이 한마디 하셨다죠~

“목사님~~ 누가 또 목사님 괴롭혔구나?”

그 사모님의 한마디에 목사님은 오열하고 말았구요. 남편도 자식도 못 알아보는 사모님이 목사님의 우시는 모습에 누군가 괴롭혀 운다는 생각이 드셨나 봅니다. 목사님은 도저히 눈물을 그칠 수가 없었구요. 사모님의 마지막 말을 뒤로 하고 사모님을 병원에 모셨구요.

우리 사회에서 목사가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습니다. 목회자의 세계뿐 아니라, 사람이 모인 곳엔 늘 문제가 있긴 마련이죠, 그런데도 유독 목회자에겐 날카로운 눈초리를 사납게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사실 설교하다가도 졸거나 딴 짓을 하는 성도들이 보이면, ‘내가 뭘 잘못했나?’, ‘저 성도가 내게 시험이 들었나?’, ‘내 설교가 이렇게 형편없나?’ 별 생각이 다 드는 게 목회이기도 하구요. 전깃줄 위에 앉은 참새 같아서, 교회에서 성도 몇 명만 “우리 목사님은 돈 많은 사람만 좋아해”, “우리 목사님은 자기에게 잘해주는 사람만 좋아해?”, “우리 목사님은 예쁜 성도만 좋아해?”, “우리 목사님은 주님에게 충성하기보다 자기에게 충성하는 사람만 좋아해?” 하고 말하고 돌아다녀도 믿음이 강한 성도야 별 탈 없이 그 문제를 넘겨내지만, 그 말을 들은 믿음이 작은 성도나 새신자들은 편견을 가지고 목회자의 설교를 체크하고 조사하는 듯합니다.

성도들이야~ 목회자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해도, 목회자가 성도들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그게 큰 흠이 되니, 그저 속으로만 삼킬 수밖에 없습니다.

치매에 걸린 사모님은 목사님의 눈물에 누군가 괴롭혀 운다는 생각이 드신 모양입니다.

헨리 나우웬은 목회는 상처 받은 치유자로 살아가는 길이라 말하더라구요. 때로는 성도의 한마디, “목사님! 오늘 설교 은혜 받았습니다”, “목사님~ 요즘 너무 은혜스럽습니다” 이런 말에 용기를 내기도 하구요. 혼자 울음을 삼켜야만 하는 일도 많은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 앞에 홀로 울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구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강현진 2022-12-28 13:12:50
항상 매일매일 감사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