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새를 바라보며 준비하는 대림절과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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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새를 바라보며 준비하는 대림절과 2023년
  • 유미호 센터장
  • 승인 2022.12.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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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

우리는 지금 2022년 대림 절기를 살고 있다. 어떻게 주님을 기다리고 있는가. 예수님이 우리의 아름다운 지구에 오신 것을 어떤 마음으로 맞고 있는가. 하나님이 지구상에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가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신 후 보기 좋다고 하신 곳에 오고 계신다. 우리는 주님이 겸손히 오고 계신 이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피조물의 하나로서 겸손히 동료 피조물과 함께 사는 기쁨을 누리고는 있을까.

우리의 모습을 살피며 그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오랫동안 새를 바라본 장석근 목사를 통해 <새처럼> 대림절 묵상집을 펴내고 이런 제안을 한다. 시간을 내어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새’를 바라보자 한다. 새들도 우리의 이웃이요, 살아남게 해야 할 생명이니, 새들을 눈여겨보라는 것이다. 주님도 세상에 오셔서 새를 보라 하셨으니, 찬찬히 산이나 들, 물가에 나가, 오랜 시간을 두고 책을 정독하듯 자연의 책을 실피며 주님을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나그네처럼 잠시 머물다 가는 새들을 보면, 나그네로 오시는 주님을 깊이 묵상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때때로는 자연을 조용히 걸어보라 한다. 자연 안에서 하나님의 숨결을 느껴보자는 것이다. 걸으면서, 경이롭게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는지, 창조의 아름다움을 보고 있는지, 땅의 울부짖음과 가난한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는지 살펴보자 한다. 자신이 하는 선택이 창조물과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도록 은총을 구하라 한다. 주께서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던 이 세상의 만물을 다스리고 정복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살피고, 창조물과 이웃을 돌보는 데 부족하진 않았는지, 정의와 화해를 위한 회개의 은총도 구해보라 한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세상 만물과 화해하고 화목하여 벗이 되도록 생태적 의식도 성찰하는 기도를 드려보자는 것이다.

요즘 도시화와 산업화로 농경지가 줄어들고, 논과 농경지에 뿌려진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해 새들의 먹이인 곤충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 더구나 오염된 먹이로 인한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알을 낳지 못하고 새끼들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주님이 그러셨듯이 새들도 머리 둘 곳 없는 위기의 시대다.

“새를 보라”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청둥오리도 흔한 철새가 아니라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이 될 수 있다. 모름지기 겸손히 오신 주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우선적으로 그들 서식지를 잘 살펴 지키는 일에 힘쓰게 되리라 기대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그 뒤에는 우리들의 끝없는 탐욕이 숨어 있다. 우리 모두 욕심을 덜어내고 새처럼 가벼이 날개-짓을 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새들도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공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이번 대림 절기가 마무리될 때쯤에는 우리 모두 주님을 모실 말구유, 일상의 성소를 마련해보자. 다가오는 2023년 새해에는 그곳에 오래 머물면서 텃새 한 마리도 귀히 돌보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며 삶을 새처럼 가볍게 해가게 되길 기도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참새 한 마리도 귀히 여기시며 기르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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