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시는 일상이다. 시인은 오랫동안 성전을 꽃으로 꾸미는 일을 해왔다. 매일 다채로운 색감의 꽃을 손질하고 다듬다 보면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아름다운 숨결이 느껴진다. 그렇게 꽃을 바라보면서 자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과 호흡하듯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플로리스트 성용애 권사는 꽃꽂이를 하면서 하나님과 나눈 은밀한 대화를 <창세기 숲에는 시가 산다>는 시집을 통해 담아냈다. 일상의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서도 꽃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운 시어와 함께 글귀가 떠올랐다. 창조의 비밀을 고스란히 간직한 꽃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하신 하나님을 노래하게 됐다.
성 권사는 “꽃과 함께 생활하는 일상 속에서 꽃은 하나님이 만드신 에덴동산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에덴과 같은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실상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바라보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본분이자 의무”라며, “시집이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인은 그가 바라보는 자연을 언제나 신앙의 음영(陰影)으로 해석한다. 그의 시 <부활론>에서 꽃이 그 자태를 자랑하는 순간에 이를 ‘비상을 꿈꾸며 몸매를 가다듬고’ 있다고 인식한다. 꽃과 더불어 출현하는 잎새들이 지향하는 곳은 멀고 먼 천 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 삶의 실상이 ‘땀방울 낭자하게’ 펼쳐진 이 세상이다. 가지 끝에 노랗게 매어 달린 열매는 부활을 상징한다. 꽃들은 ‘그 위대한 영광의 의미’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전 경희대 교수)는 “이 사소한 꽃들의 요동 속에서 신앙의 정점이라 할 부활을 견고하게 걷어 올리는 시인의 역량이 돋보인다”며, “그의 시에는 이와 같은 계절 및 자연의 이미지와 기운이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의 시는 먼저 계절과 자연과 꽃을 맑고 순후하게 노래함으로써, 시가 가진 소통과 공감의 미덕을 한껏 확장해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호흡이 짧고 압축적인 시들을 통해 시의 용기에 담을 수 있는 생각의 깊이를 드러냈다”고 평론했다.
시집에 대해 김지원 시인(전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장)은 “성용애 시인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아름다움과 공간의 가능성 그리고 숨겨진 꽃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라워아티스트”라며, “그의 작품 안에는 사물들의 몸짓과 감정, 전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한편 성용애 권사는 2003년 문학마을로 등단했으며, 그의 저서로는 <시와 함께하는 성단 꽃장식>, <중국에 대한 내 시시한 이야기> 외 공저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