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의미하는 ‘익투스’는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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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의미하는 ‘익투스’는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2.11.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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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 카타콤과 기독교 신앙의 상징(9)

카타콤에는 프레스코화로 그려진 여러 그림과 상징이 남아 있는 데, 이것이 최초의 그리스도교 미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가장 흔한 그림 혹은 상징이 물고기, 십자가, 비둘기, 닻 등인데, 익투스라고 불리는 물고기 문양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다. 그러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이 물고기 문양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신자들의 자동차에도 이 물고기 표를 부착하고 다닌다. 그렇다면 이 물고기 상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고기(fish)를 의미하는 익투스(ΙΧΘΥΣ)는 그리스어 Ιησους Χριστος Θεου Υιος Σωτηρ(이에수스 크리스토스 테우 휘오스 소테르)의 첫 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두(頭)문자어(acronym)인데,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익투스(ἰχθύς)라는 단어 자체가 ‘물고기’라는 뜻이기 때문에 물고기가 기독교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이 상징은 기독교가 탄압 하에 있을 때 신자들의 신분을 확인하는 증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시장이나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상대편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할 때 바닥에 발로 물고기를 슬쩍 그리면 상대편이 이해하고 그도 발로 물고기를 그리면서 응답하면 서로가 기독교신자임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때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은밀히 모이는 교회 공동체에 받아드렸다고 한다.

이런 물고기 상징이 초기 교회공동에서 사용되었음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가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c. 150~ c. 215가 200년 경에 쓴 ‘파이다고구스’(Παιδαγωγός, Paedagogus, The Instructor)에 나온다. 파이다고구스는 기독교로 입교한 이들에게 기독교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책인데, 이 책은 흔히 ‘교사’라고 번역된다. 파이다고구스는 ‘헬라인들을 위한 권고’(Protrepticus as Graecos)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데 전 3권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런데 클레멘스는 이 책 3권 11장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생활 개요를 취급하면서 복장, 화장, 귀걸이, 가락지 등에 대해 가르치면서 부정적으로만 말하지 않고 절제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그는 3권11장59항2절(3.11.59.2)에서, 그리스도인들의 표식은 비둘기나 고기나 바람을 헤치고 지나가는 배나, 수금이나 배의 닻으로 하라고 하고 있는데, 여기서 물고기(ἰχθύς) 표식을 말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신국론’에서 익투스의 생성어 Ιησους Χριστος Θεου Υιος Σωτηρ는 27개 문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3X3X3, 곧 3의 세제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위의 이미지 우측의 수레바퀴형 원형도 사실은 익투스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 익투스의 5문자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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