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카타콤의 벽화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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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산책] 카타콤의 벽화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2.11.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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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127) - 카타콤과 기독교 신앙의 상징(5)
성찬식을 상징하는 이 프레스코화에는 떡 다섯 개와 물고기가 그려져 있고, 떡이 얹혀진 광주리에는 포도즙을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찬식을 상징하는 이 프레스코화에는 떡 다섯 개와 물고기가 그려져 있고, 떡이 얹혀진 광주리에는 포도즙을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카타콤에는 여러 종류의 그림과 신앙의 상징이 남아 있다. 지하통로의 양측 벽과 천정에 그린 신앙의 상징이나 그림, 혹은 벽화(프레스코 畵)는 이교(異敎) 미술과 다른 초기 기독교 미술과 기독교 미술의 변천과정을 헤아려 볼 수 있는 흔적으로 남아 있다.

갈리스토 카타콤에서는 호렙산에서 이스라엘 영도자로 부름 받은 모세, 애굽에서의 유대인들에 대한 압박, 출애굽 사건에 대한 벽화 등이 발견되었다. 이런 그림은 로마제국 하에서 박해 받던 그리스도인들이 구약 시대의 고난과 해방을 신앙의 모형으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 요나에 대한 그림은 고난과 부활의 상징으로 형상화한 것이었다.

라티나 카타콤에서는 노아의 방주 그림도 있는데, 이는 물 가운데서의 구원을 보여주고, 노아는 새로운 인류의 시조로 구원을 주시는 그리스도를 예시하는 것이었다. 노아의 홍수와 방주 그림은 박해의 격류 속에서도 구원을 갈망하는 신앙을 보여준다. 다니엘서에 나오는 불속으로 들어가는 세 청년에 대한 그림,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승리한 장면은 투기장에서 맹수에게 던져지거나 화형을 당하는 순교자들의 모습을 상기시키면서 믿음 안에서 인내하고 승리를 다짐하는 신앙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카타콤의 그림이나 상징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관의 표현이자 삶과 죽음에 관한 태도, 고난과 부활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그림은 성 세바스티아노 카타콤이나 프리실라 카타콤 등 여러 카타콤에서 발견되었는데, 탄생 당시의 하늘의 별, 수태고지 그림 등은 구약 예언의 성취인 동시에 박해 받던 그리스도인들의 소망인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예수의 세례와 성찬에 대한 그림은 4개만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세례와 성찬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데 이는 교회에 입회식을 위한 안내이기도 했을 것이다. 칼리스토 카타콤에서 발견된 성찬식 그림에는 물고기와 떡의 그림이 있다(그림 참조).

그 외에도 로마의 카타콤에서 발굴된 기독교 상징들 가운데는 선한 목자(요 10:11), 닻, 물고기, 비둘기, 떡, 포도나무 등이 흔한 상징들이다. 다음 호부터 이들 신앙의 상징들에 대해 순차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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