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위로의 소망으로 사명을 감당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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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위로의 소망으로 사명을 감당하는 우리
  • 조병성 목사
  • 승인 2022.11.02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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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성 목사
한국밀알선교단 단장

10월의 마지막 주일 새벽, 우리나라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을 우리는 접하게 되었습니다. 15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한 순간에 생명을 잃어버리고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 이태원의 참사소식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일상을, 언젠가부터 우리 곁에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할로윈데이’라는 문화를 통해 해소하고자 모여든 수많은 인파로 인해 결국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너무나 뼈아픈 국가적 비극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큰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천차만별의 해석과 비판 그리고 논평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때로는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이들과 그 유가족들을 위로해야할 시간에 서로 다른 주장들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본질은 흐려지고 책임공방으로 인한 다툼으로 확대되어 결국 더 큰 상처와 아픔만 남는 혼란을 야기하게 됩니다.

사건 직후 저와 연동되어 있는 SNS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의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내용은 이랬습니다.

“제발 오늘 입이 근질근질한 교회 목사들이… ◯소리 ◯◯소리 안 하길…”

그런데 이런 게시글에 그 분의 지인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맘… 제발 선 넘지 마라 교회들아”

“이미 많은 목사들이 그리 설교했겠죠…”

이외에도 더 많은 댓글이 달렸지만 더 소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이정도만 소개하겠습니다.

이 글들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게시 글과 댓글을 단 사람들 대부분이 그리스도인들로 생각이 되어서입니다. 이 사람들이 모든 교회와 모든 목회자들을 그렇게 비판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들의 자화상이 되어버린 현실이 너무 부끄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우리는 왜 우리 스스로 믿음의 공동체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일까요?

어느 교회 외벽에 이런 글이 현수막으로 걸려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교회가 이 땅의 소망입니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 속에서 세상을 향해 교회가 여전히 이 땅의 소망이 된다고 선포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님께서 우리 모든 교회에 머리되심으로 말미암아 그 분으로부터 주어지는 생명과 지혜 그리고 섬김과 사랑이 온전히 세상 가운데 실천되어 갈 때 우리 교회는, 우리 믿음의 공동체들은 이 땅에 소망이 되어 이번 사건과 같은 큰 상처가 온 나라를 뒤덮어버리는 순간에 하나님의 위로의 도구로 세상을 치유하며 나아가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교회를 이 땅에 소망으로 세워주신 하나님께 간절히 구합니다.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치유하심의 은혜를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를 통해 이 땅에 흘러가도록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정죄함과 판단함으로가 아닌 사랑과 용납함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줌을 통해 겸손히 우리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시길 소망합니다.

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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