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샘물] 성경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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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샘물] 성경 읽기
  • 최운식 장로
  • 승인 2022.11.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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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식 장로/서울장위감리교회 원로장로,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최운식 장로

기독교인의 본분은 매일 기도하고,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이다. 그런데 성경 읽기는 마음을 다잡고 시간을 내어 읽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그래서 목사님 설교의 본문 말씀과 특별히 권장하는 부분만을 읽고 통독하지 못하는 교인이 많다. 그렇게 되면, 성경 전체의 짜임이나 각 절에 담긴 의미를 잘 알지 못하게 된다.

나는 늦은 나이에 담임목사님과 교인들에게 떠밀려 장로가 되었다. 장로 임직을 앞두고, 나는 성경을 얼마나 읽었는가 생각해 보았다. 대학과 대학원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학교에 근무하면서 석사, 박사 학위 논문을 써 내느라고 여념이 없었다. 교수가 된 뒤에는 강의하면서 연구하고, 학생지도를 하는 일에 온힘을 기울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잠깐씩 시간을 내어 기도하고, 성경을 읽었지만, 여러 번 통독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담임목사님께서는 성경은 구약 39권 929장, 신약 27권 260장으로, 모두 1,189장이다. 이를 1년 365일로 나누면, 3.3장이 된다. 하루에 3~4장을 읽으면, 1년에 한 번을 통독할 수 있으니, 이를 이행하라고 전 교인에게 권고하셨다. 그 무렵 나는 성경을 하루에 석 장 이상 읽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 쓰고 있는 ‘한글개역성경’을 가지고 구약 창세기부터 차례로 읽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성경을 읽다 보니, 현대국어의 어법에 맞지 않는 곳이 많고, 뜻을 알기 어려운 곳도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 이름은 기묘자라(이사야 9장 6절)”라는 구절이다. ‘어깨에 정사를 메었다’는 말이 무엇이며, ‘기묘자’는 무슨 뜻인가? 나는 국어 실력 부족을 탓하다가 교보문고에 가서 『현대인의 성경』을 사다가 읽고 그 뜻을 알았다.

성경은 번역에 문제가 있음을 안 나는 좋은 번역 성경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1993년에 ‘표준번역 성경’이 대한성서공회에서 나왔으므로, 이 성경을 사다가 읽었다. 2004년에는 이 성경의 개정판이 ‘새번역 성경’이란 이름으로 발행되었다. 이 성경은 원문의 뜻을 한국어를 사용하는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번역하되, 쉬운 현대어로, 우리말 어법에 맞게, 한국교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번역한 성경’이다. 우리 교회에서는 이 성경을 사용하고 있고, 나 역시 이 성경책을 몇 번 통독하였다.

얼마 전에 담임목사님은 ‘성경 읽기표’를 전 교인에게 나눠 주시면서 성경 통독을 권면하셨다. 그 표에는 신·구약 성경 장수와 절수가 적혀 있어 각자 읽은 장과 절을 표시할 수 있었다. 한 번 통독이 끝나면 기록한 읽기표는 교회에 제출하고, 새 읽기표를 받는다. 사무간사는 전교인 성경 통독 현황표에 통독한 이의 이름과 통독 횟수를 누가 기록한다.

이 일을 시작한 지 5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얼마 전 「전교인 성경 통독 현황표」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400여 명의 교인 중 성경 읽기에 참여한 인원은 181명으로, 모두 1,213독을 하였다. 개인별 성경 통독 횟수를 보면, 1~5회 통독한 사람이 87명, 6~10회 통독한 사람이 66명, 11~20회 통독한 사람이 5명, 21~30회 통독한 사람이 5명, 31~40회 통독한 사람이 3명, 41회~49회 통독한 사람이 3명이다. 성경을 30회 이상 통독한 분은 원로장로님과 원로권사님으로,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성경을 읽으면서 지내신다고 한다. 100독을 목표로 하는 분도 계시고, 자기 나이만큼 통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분도 계시다.

나는 하루에 성경 열 장 이상을 읽기로 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렇게 해서 이 일을 시작한 뒤로 일곱 번을 통독하였다. 성경을 통독하는 동안 성경 전체의 짜임과 연계성을 파악하면서 각 편과 절이 담고 있는 깊은 뜻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성경 통독 횟수를 늘려갈수록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깨닫고, 바른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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