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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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목사님
  • 임문혁 장로
  • 승인 2022.10.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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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혁 장로/서울 아현교회 원로장로·시인·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임문혁 장로
임문혁 장로

코로나 19로 인해 오랫동안 비대면 온라인 예배가 드려졌다. 이렇게 되면서 성도들은 온라인 예배에 점점 익숙해지고 온라인 예배의 편리성과 개별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구태여 멀리 교회까지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개인의 형편과 환경에 따라 편안하게 예배드릴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채널만 돌리면 전국 유명 교회의 예배가 방송으로 송출되고 있어 성함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인기 있는 목사님들의 설교를 골라 들을 수도 있다. 형편이 이렇게 되고 보니, 미래의 교회는 그렇게 많은 재정을 투입하여 교회 건물을 건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영상을 촬영하고 온라인으로 보낼 수 있는 컴퓨터와 방송 장비를 갖춘 작은 공간만 있으면 될 것이고, 교회도 도시마다 지역마다 마을마다 있을 필요도 없게 된다. 좀 심하게 말하면 한 나라에 교회는 하나만 있어도 된다. 그렇게 되면 목사님도 한 분만 계시면 된다. 아니 그 한 분도마저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4차 산업시대가 도래하므로 직업 세계도 혁신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신기술에 의해 대체 위기에 처해 있는 직업이 있는 반면, 새롭게 주목받을 직업도 존재한다. 미래에 사라질 직업 순위 1위로 텔레마케터가 올랐다. 뒤이어 회계사, 소매 판매업자, 부동산 중개인, 비행기 조종사, 편집자, 슈퍼 점원, 일반 사무원, 택시 운전기사, 경비원 등도 미래에 없어질 직업으로 꼽혔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도 제품 조립원과 청원경찰, 미화원 등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직업들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교사와 일반의사, 항공 관제사 등 전문직도 선정됐으며, 특히 로봇의 발달로 로봇 일자리가 대신하여 직업이 사라지는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코트라 도쿄무역관 관계자는 “AI진화에 따라 산업구조 및 일하는 방식의 격변이 예상된다”라며 “사회 상황 변화에 따른 인력 재배치, AI를 활용한 산업 입지도 확보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저출산 고령화 대책으로 AI가 주목받는데다가, IT 강국인 만큼 변화가 더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사님들이 하시는 일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여 신경을 쓰는 일이 아마 설교일 것이다. 그런데 이 설교문을 인공지능(AI)이 작성하고 휴머노이드 목사가 설교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몇 해 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있었다. 알파고는 딥마인드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잘 아시다시피 총 5국으로 치러진 경기에서 알파고는 4승 1패로 승리했다. 가장 복잡하고 경우의 수가 많으며 예측하기 어렵고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그때그때 대처해야 하는 바둑에서 알파고가 승리했다면 그보다 훨씬 덜 복잡한 다른 분야에서는 과연 어떠하겠는가.

AI가 엄청난 자료와 성경 내용과 예화나 간증 자료 등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심리학, 철학, 웅변, 연설, 화법, 문장 수사법 등등을 학습하고, 최상의 구조로 엮어서 감동적이고 설득력 있게, 치밀하고 정교하게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설교한다면 어떤 목사님이 이를 능가할 수 있을까? 이 때가 되면 목사라는 직업은 소멸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어도 떠나지 않고 계속 사역하실 목사님은 어떤 목사님일까? 그때에도 없어지지 않고 대면 예배가 드려지는 교회는 과연 어떤 교회일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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