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축의 종교개혁 기념축제 만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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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주축의 종교개혁 기념축제 만들길”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10.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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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당하는 10월 31일 ‘종교개혁기념일’, 대안은?

“종교개혁기념일?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그게 무슨 날이야?”

최근 모태신앙으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A 씨에게 종교개혁기념일의 의미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그가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기념일이지만, 한 번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단 A 씨 뿐일까. ‘종교개혁기념일’에 대해 한 번쯤 들어봤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어떤 날로 기념해야 하는지 모른 채 깊은 고민 없이 지나가는 크리스천들이 많이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지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와 기념사업을 벌였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이를 돌아볼 만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종교개혁기념일의 기쁨을 길거리의 축제에 빼앗긴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10월 31일은 종교개혁기념일이다. 종교개혁기념일을 기념하기보다 길거리의 축제인 '핼러윈데이'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10월 31일은 종교개혁기념일이다. 종교개혁기념일을 기념하기보다 길거리의 축제인 '핼러윈데이'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10월이 되면 거리에는 ‘핼러윈데이’를 상징하는 각종 용품과 장식, 코스튬으로 이벤트를 벌이는 상가들로 즐비하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비롯한 학원에서는 핼러윈을 기념하는 축제의 분위기에 한껏 들뜬 아이들은 10월 31일을 사탕을 받는 날이자 각종 유령 옷을 입고 파티를 하는 날로 인식한다.

문제는 많은 크리스천들도 10월 31일을 ‘종교개혁기념일’이 아닌 핼러윈데이로 기념하며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화선교연구원 박세종 객원연구원은 “핼러윈데이를 통해 사람들은 귀신과 유령을 퇴치나 부정의 대상이 아니라 친숙한 대상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가을철 놀이 문화가 마땅하지 않은 가운데 ‘핼러윈 문화’는 어린이 세대를 향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신앙인으로 이러한 대중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경우 기독교적 신앙사고에 반하는 사고로 서서히 의식화될 수 있다는 데 위험성을 제기했다. 백 연구원은 “성경은 귀신을 놀이의 대상으로 삼은 적이 없다.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는 문화는 단호히 배척해 경계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며, 함께 어울려 즐기는 형태는 절제되고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31일 종교개혁의 날은 개신교의 생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톨릭교회의 잘못된 구습과 전통에 대항해 마르틴 루터가 목숨을 걸고 비기독교적인 부분을 타파하고 ‘오직 성서, 오직 믿음, 오직 은혜’의 슬로건을 내걸고 종교개혁을 단행한 날이기 때문.

종교개혁기념일을 온전히 기념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주축이 되어 이를 기념하는 문화행사를 만들고 모든 크리스천이 참여하는 축제로 관심을 환기할 필요도 있다.

성석환 교수(장신대)는 “핼러윈데이는 하나의 상술적 도구로 반기독교성을 두고 논쟁을 하기보다 교회가 건전한 기독교 문화를 담은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며 수많은 선언과 구호를 외쳤지만, 그 이후 실질적 행동을 벌이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이에 걸맞은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실질적 개혁 성과가 없다 보니 그 이상의 열정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사회에 부끄럽지 않게 종교개혁의 결과물을 내놓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교회가 젊은 세대와 그동안 입장을 듣지 못했던 이들의 의견을 잘 청취해 그와 맞는 문화축제의 장을 마련할 때 종교개혁의 의미를 대중에게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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