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모기(?)
상태바
천재 모기(?)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2.10.12 16:1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그 모기는 분명 천재일 겁니다.

일주일 전부터 제 사무실에서 저를 괴롭히는 모기가 있습니다.

괜히 몸 어느 부분이 물린 것 같기도 하고, 졸다가 앵앵거리는 소리에 깨서 그 모기를 잡으려고 수건으로 사무실을 휘저으며 한 손엔 모기약을 들고 나타나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사무실 전체에 모기약을 뿌려 화생방을 만들기도 했다가 커피 도구며 차 도구들을 다시 씻어야 한다는 생각에 갑자기 아차~~! 싶기도 했구요.

언젠가 귀에 앵앵거릴 때는 모든 불을 끄고 컴퓨터를 켜서 불빛으로 유도하기도 했지만 한번 앵앵거리곤 그 이후에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모기하고 전쟁하고 있다고 하니까, “전자 모기약을 사용하면 되는데요했지만, 그것도 잠시 잊어버리고 다시 모기와 전쟁을 하곤 했습니다.

잊을 만하면 다시 나타나 제 귀에 앵앵거리는 모기~~

귀찮기도 하고, 몸 어느 부분이 모기에게 물려 간지럽다는 느낌은 드는데 딱히 어느 부분이 물렸는지 모르겠고, 한 번 앵앵거리곤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 신공을 가진 제 사무실 모기는 아마 모기 중에 천재 모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며칠 전 제 사무실에서 자고 있던 새벽에 모기가 다시 앵앵거려서 깼습니다.

다시 모기와의 전쟁이 벌어졌구요.

제 사무실 도구들을 다시 씻는 한이 있어도 이놈의 모기를 이번엔 꼭 잡아야지 하고 모기약을 뿌리다 보니 모기약 두 통 중 한 통이 바닥나고, 또 한 통도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이리저리 휘젓고 모기약도 뿌리던 중 화장실에 있는 모기를 발견했습니다.

모기약을 뿌렸더니 금세 사라졌구요.

이제는 끝났구나하는 마음으로 다시 잠이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귀에 앵앵거리며 그 천재 모기는 제게 달려들고 있었습니다.

모기와 또 전쟁! 얼마 남지 않은 모기약을 뿌리고 있는데, 모기 한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는 게 제 눈에 보였습니다. 그리곤 그 천재 모기를 추적해서 기필코 잡아 버리고 말았구요.

꼼지락거리며 죽어가는 모기에게 다가가 제가 말했습니다.

내가 이겼지~~!”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그 모기를 잡아, 책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보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혹 이 모기가 죽은 게 아니고 기절해 얼마간 시간이 지나 다시 일어난다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팔다리를 떼어 냈습니다.

서서히 안정되는 제 마음과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깨어난 후 어떻게 했냐구요?

그 모기부터 찾았습니다. 제 예상과 똑같이 그 모기는 사라지고 없어졌구요. 떼어 낸 팔다리만 책 위에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번엔 이긴 게 분명합니다. 잘린 팔다리를 가지고 다시 저를 공격하진 못할 테니까요. 목사는 이렇게 모기 한 마리 때문에, 마음 뿌듯한 승리의 기쁨이 있는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강현진 2022-10-13 10:51:56
귀한글 늘 감사합니다

강현진 2022-10-13 10:51:25
ㅎㅎㅎ 승리하신 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