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사고 터지면 이미 늦다… 그전에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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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사고 터지면 이미 늦다… 그전에 멈춰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10.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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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기후위기기독교신학포럼 ‘핵발전’ 주제로

안정성과 경제성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핵발전을 신학적·과학적 시선에서 바라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기후위기기독교신학포럼 3차 정기포럼이 지난달 29일 공간 이제에서 ‘K-텍소노미의 핵발전 이슈와 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개최됐다.

서울대학교 물리학 최무영 박사는 핵에너지와 핵발전을 주제로 과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핵발전에 대해 발제했다.

핵발전의 개념에 대해 먼저 소개한 최 박사는 원자핵이 분열하면 사슬반응을 일으키며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막대한 에너지가 뿜어 나온다. 이 에너지가 급격히 방출되면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갖는데 이를 이용한 것이 핵폭탄이고 이를 서서히 일어나도록 조절한 것이 핵발전이라면서 핵반응을 이용한 에너지이기에 원자력이라는 말은 틀린 표현이다. 핵에너지, 핵발전, 핵발전소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핵발전은 자연에서 가장 이질적인 에너지에 속한다. 지구상 모든 에너지는 태양을 근원으로 하는데 핵에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그는 원래 자연스러운 원자핵은 안정된 상태에 있다. 핵분열은 이를 인위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한다. 자연의 본성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유전자 조작과 비슷하다면서 부자연스러운 행위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핵분열은 방사선을 방출하는데 알파, 베타, 감마선과 같은 방사선이 몸에 들어오면 생체 분자를 파괴하고 DNA 손상을 유발해 암을 일으키고 기형을 만들어 낸다고 경고했다.

핵발전은 이런 위험을 제어하고 있기에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고개를 내저었다. 최 박사는 체르노빌도, 후쿠시마도 모두 예측 범위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 모든 일이 예측 범위에서 제어된다면 위험하지 않을 것이 없다. 문제는 핵발전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그 여파가 다른 사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라며 후쿠시마의 경우 핵발전소 폐쇄 비용이 200, 피해 보상 비용이 1400조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핵발전의 장점으로 꼽히는 경제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핵발전소는 수명이 짧은데다 폐기물 처리비가 막대하다. 게다가 세계인이 쓸 우라늄 매장량도 넉넉하지 않다. 만약 지금 화석연료를 모두 핵발전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30년밖에 쓰지 못한다면서 심지어 핵발전이 친환경 녹색에너지라는 이야기도 있다.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것은 맞지만 연료인 우라늄을 채굴하고 정련하고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물론 이를 합쳐도 화력발전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화력발전을 핵발전으로 대체해도 온난화를 막는 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박사는 핵발전은 본질적으로 물질에 대한 끝없는 탐욕과 에너지 중독의 산물이다. 인간성 파괴를 부추기는 악마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러시아 과학한림원의 야블로코프는 핵 산업은 인류와 지구에 핵무기와 똑같은 수준의 위협을 준다고 지적했다면서 사고가 난 뒤에 멈추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은 안전하니 계속 가동하자는 말은 파국으로 가겠다는 말과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럼에서는 이정윤 대표(원자력 안전과 미래)‘K-텍소노미의 핵발전 이슈와 정책 검토를 주제로 발제했으며 김상덕 박사(명지대)와 김혜령 박사(이화여대)가 논찬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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